옆에 누가 있어 소변이 안 나온다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상담을 하다 보면 소위 ‘수줍은 방광 증후군(shy bladder syndrome)’ 때문에 심한 성적 열등감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어 혹시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씁니다. 공중화장실 같은 데서 누가 옆에 있으면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인데, 여자에게도 있지만 대부분 남자들의 문제입니다. 또 드물지만 대변을 못 보는 사람들도 있기는 합니다. ‘국제 배뇨공포증(Paruresis)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성인 남자의 약 10퍼센트가 이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이 빈도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이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남자화장실 소변기는 때로는 스무 개 가까이 나란히 있기도 한데 대부분의 남자들이 가능한 옆 사람과 멀리 떨어지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지만 이 증후군은 성기능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서 ‘내가 오죽 못났으면 이 지경일까?’하는 생각과 함께 성 능력에 자신감을 잃기도 하는데 이 둘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기억은 못하고 있지만 어렸을 적 혼자 소변 가릴 때 있었던 사건, 학교에서 여럿이 소변볼 때 받았던 충격, 오줌을 싸고 느꼈던 수치심, 패배감 같은 것과 관계가 있을 것 같지만 확실한 원인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료 방법은 점진적인 둔감화(desensitization)와 결합한 숨 참기(combined ventilatory and breath-holding)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관심 있는 분은 ‘국제배뇨공포증협회(IPA)’의 홈페이지(http://paruresis.org)를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결론은 이런 분들 절대 성적 열등감 갖지 마시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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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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