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성적 대상화 하는 사람도 있다
동물애(zoophilia)는 동물을 사랑하는 감정인데, 이들에게는 환상 속에서도 이성이 아닌 동물이 등장할 수 있다. 즉 사람보다도 동물을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대상으로 선호한다는 뜻이다. 수간(bestiality)은 동물과 성적으로 접촉하는 모든 행위를 포괄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순 용어이므로 뜻이 좀 다르다.
하다못해 하루살이도 자기들끼리만 교미를 하는데 진화의 순위에서 정상인 특히 인간이 종을 뛰어넘는 사랑, 아니 성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입에 담기 거북한 내용이지만 이는 이미 태초부터 인간의 역사에 깊이 들어와 있었다. 지금의 터키지역에 약 3,500년 전부터 500년 간 존재했던 히타이트 제국의 법령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만일 남자가 소와 관계를 맺으면 사형에 처한다. 개나 돼지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말이나 당나귀와의 관계는 벌은 안 받는다. 다만 이런 남자는 결코 왕을 접견하거나 성직자가 될 수는 없다.’ 이렇게 동물의 종류에 따라 벌의 내용이 다른 것은 창세기 2장에 나온 “하느님께서 한 남성과 한 여성으로 부부를 맺으셨다”는 내용을 부정하는 모든 것이 죄인 유대나 그리스도 교리와 비교가 된다.
유명한 킨제이 박사가 1948년에 발간한 ‘인간 남성의 성행동’의 보고에서 당시 미국 농촌 남자의 17퍼센트가 어떤 형태로든 동물과의 관계에서 오르가슴을 얻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671페이지). 특히 놀라운 것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그 빈도가 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심하게 고립된 농촌지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로 동물애증이라는 성도착증으로 진단되지는 않는다. 그 후 농촌인구의 도시로의 이동과 곧이어 불어 닥친 성 개방 풍조에 따라 이런 일들은 미국에서 거의 사라지게 되는데 당시 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또 그의 보고에 의하면 이 경우 남자들도 대부분 암컷이 아닌 수컷 동물을 대상으로 했다고 했는데, 이들은 암컷과 달리 주기가 없이 아무 때고 성욕을 유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을 강간하는 행위도 수간에 포함된다. 다만 벌레나 미꾸라지 등을 이용하여 성감만 취할 경우는 제외된다.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생식의 수단인 성을 연구하는 학문을 성학이라고 하고 그중에서도 인간의 성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을 ‘인간 성학(human sexuality)’라고 한다. 이를 비교하는 학문은 ‘비교 성학’이 된다. 성학은 매우 다원적 학문이다. 에이즈 때는 북아프리카의 녹색엉덩이원숭이를 의심하더니 이번 코로나는 중국 우한의 박쥐를 의심하기도 한다. 구글링하니 벌써 몇 개가 있다. 알 수 없는 일이며 이는 학자들의 몫이므로 마음 두지 말 일이다. 영화가 종합예술인 것처럼 성학도 종합 학문이다. 누구라도 자신의 전공으로 인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