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의 성
최근 늘고 있는 황혼이혼이 젊었을 때 배우자에게서 받은 한을 수 십 년 후에 되갚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무엇보다도 현재가 매우 중요하여 지금의 행복을 과거 때문에 버리기 쉽지 않습니다. 남자들이 오히려 첫사랑을 못 잊거나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더 강하지요.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와의 친밀감 유지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육체적 정열이 식을수록 더 그렇게 됩니다. 의무감과 이성으로 결혼생활은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얼마나 삭막한 일입니까? 더구나 친구, 일, 재산, 성욕, 지위, 미래에의 희망 등마저 점점 줄어드니 더 쓸쓸해 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삶 자체가 우울해 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중 노년기의 성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남녀 사이의 친밀감을 강화시키는 데에는 서로간의 ‘오르가슴의 교환’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접촉을 통한 성적 즐거움만 교환해도 충분할 수 있으므로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발전해 나가면 될 것입니다.
초고령의 여인들도 오르가슴을 성취하는가에 대한 의문들이 있는데, 물론입니다. 100세 노인은 조사도 통계도 없지만 90대 후반의 여인들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성기의 위축이나 호르몬의 결여 등이 장애요소이기는 하지만 감각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조금 연령을 낮춰보면, 폐경이 되면서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떨어져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라오기는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있습니다.
먼저 여성호르몬보다 더 성적 욕구에 관여하는 테스토스테론이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HBG)의 감소로 그 수치가 올라갑니다.(SHBG는 여성호르몬에 의해 혈중에 상승하게 됨) 심리적 요소의 영향으로 결속감을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 옥시토신도 더 많이 나옵니다. 또 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억압된 심리들이 나이와 함께 완화되는 경향이 있어 이들에 의한 억제가 적어지기도 합니다. 덜 부끄럽고, 덜 쑥스러우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거의 안 느끼고, 임신이나 성병에 대한 공포 같은 것들은 생각도 안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