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되찾기
중⋅노년기의 부부에게 ‘다시 신혼’을 주문하면 아마 억지로라도 신혼 때의 사랑 표현들을 흉내 내어보려 하겠지만 실은 그보다 훨씬 더 낫게 할 수 있다.
하긴 섹스의 궁극적 목적이 종족보존이기 때문에 생식능력이 한창 강했던 나이에 갖고 있던 생리나 반응을 오륙십이 지나고서 까지 그대로 되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늘 하는 그 많은 성행동들은 대부분 생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아마 백번 중 아흔아홉 번 이상 아니었을 것이다. 몸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든지 마음의 친밀감을 쌓기 위해서는 더 말할 나위 없고 그저 습관이 되어서 또는 따로 할 일이 없어서 심지어는 싸우고 난 후 화해를 하려고 한 적도 있을 것이다.
모든 성 표현들은 그것이 꼭 성교가 아니더라도 몸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다량 나오게 해서 살맛도 더 나고 하다못해 골프 비거리도 더 나가게 된다. 또 도파민 같은 쾌감을 주는 그리고 옥시토신 같은 친밀감을 주는 물질들도 많이 나와 우리를 행복하게 함은 물론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등의 건강에 유익한 결과들을 가져다준다. 암 발생빈도가 떨어진다는 보고도 많다. 복상사 걱정은 안 해도 좋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행보다도 훨씬 드물 뿐 아니라 연령도 3-40대 때 가장 많다. 영화나 소설 같은 데서 노인들이 섹스를 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이는 정말 소설을 쓴 것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성기능이 떨어져서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한다. 이 또한 너무 모르는 소치이다. 인간의 성 행동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는 가치, 욕구, 능력인데, 이 중에 가치가 으뜸이기 때문이다. 욕구는 충분조건이기는 하지만 필요조건은 아니며, 능력은 이들 셋 중 가장 덜 중요한 요소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성에 대한 무지 때문에 외롭고 불행한 노후를 보낸다. 멋있는 성을 구사하기 위해서 절묘한 테크닉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마음을 바꿔야 한다.
남자와 달리 여자에게는 폐경이라는 큰 고비가 있어 그때부터 몸에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져 성적으로 좀 불리한 처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인간의 성적 결정권이 여자에게 있다 보니 남자 또한 타의에 따라 섹스리스가 되는 경우도 많다. 어떻게든 이는 해결해 주어야 한다. 호르몬이 없는 것이 문제면 이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
중년 이후엔 성이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인 면도 적지 않다. 경험이 많고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욕구만 강하여 서두르는 젊은이들보다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음을 인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