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가' 가르쳤다가 징계 받은 국어교사
얼마 전 인천의 한 여고에서 국어교사가 고전문학 강의에서 ‘구지가 속 거북머리는 남근 상징’ 한다고 했다가 ‘미투’에 걸려 수업에서 배제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어쩌란 말인가? 앞날이 걱정이다. “여고생들이여, 구지가의 거북머리는 남근을 상징합니다.”
‘거북아 거북아(龜何龜何)
머리를 내어라(首其現也)
내놓지 않으면(若不現也)
구워서 먹으리(燔灼而喫也)‘
그 후 조선조 때까지도 일하면서 부르거나 의식 때 부르던 노래인데 선인들의 성욕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으로 또는 이를 통해 귀신을 쫓는 주문으로 보기도 한다. ‘머리를 내놓는다’는 것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뜻하여 왕이 탄생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거북이 머리는 남자의 귀두(龜頭)를 의미하여 이를 통해 남녀의 성관계가 시작이 될 수 있으므로 발기를 바라는 또는 암시하는 내용으로 보기도 한다. 기실 ‘수로(首露)’라는 왕의 명칭도 머리를 내어 놓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잘 이해가 안 되면 그 후 약 7백 년 후에 나오는 해가사(海歌詞)를 볼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의 시이기 때문이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龜乎龜乎出水路)
남의 아내를 빼앗아 간 죄 얼마나 큰가(掠人婦女罪何極)
네가 만일 패역하여 내놓지 않으면(汝躍悖逆不出獻)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入網捕掠燔之喫)‘
결국 가사를 보면 남의 부인을 빼앗아간 주범이 거북이 머리임을 알 수 있다. 비교적 프리섹스 사회였다. 나는 처용가의 범인도 역신이 아닌 옆집 남자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