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젊은 성 학도이던 시절 나를 무척이나 좋아하시던(?) 대만의 슈(許) 교수란 노 성 학자가 계셨습니다. 오랜 세월 성 연구와 강의를 많이 하셨던 분인데 이 분이 어느 날 아직 아무 데도 발표한 일이 없는 걸 하나 가르쳐 주겠다면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남자에게는 성기가 세 개가 있는데, 페니스, 손가락, 그리고 성대지. 이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성대로 멋있는 말을 많이 하는 거야. 다음이 손가락이고 기실 페니스는 마지막이지. <섹스는 삽입>이라고 생각하는 오랜 관념 때문이지 뭐가 더 우리 뇌를 제일 즐겁게 해 줄 거라고 생각하나? 임신을 할 게 아니라면 삽입은 의무가 아닐세. 삽입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마음을 그렇게 바꾸면 훨씬 즐거운 성 행복을 얻는다는 얘기지. 동성애자들은 이성의 성기가 없는데도 얼마나 친밀감을 잘 쌓고 있는가? 그들은 잘 싸우지도 않고 성기능장애 따위는 아예 있지도 않다네.”
 
“??”
 
40대 초반이었던 나는 이 알 듯 모를 듯한 얘기를 반신반의했었는데, 세월이 가면서 점점 이 분의 말씀이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결국 ‘좋은 섹스’, ‘나쁜 섹스’의 판정은 뇌가 합니다. 그러니 이 분 말씀대로 ‘어떻게 하면 내 파트너의 뇌를 더 멋있게 애무해 줄까’, ‘어떻게 하면 내 뇌가 더 즐거워질까’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다음이 손가락인데, 책에서조차 쓰는 ‘핑거 섹스(finger sex)'란 말은 틀린 거고 영어로라면 그저 '핑거링(fingering)'입니다. DVD 하나에 잔뜩 들어 있을 만큼 내용이 다양한데 여러분은 얼마나 구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