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무의 기술
스킨십은 원래 영어에 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 뜻이 맞지도 않습니다. ‘상태’나 ‘성격’을 뜻하는 접미어를 붙였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정이 접촉으로 아이에게 전달되는 거라면 몰라도 남녀 사이의 사랑 얘기라면 매우 어색하지요. 아마 방송언어에 규제가 심할 때 억지로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굳이 영어를 쓴다면 커레스(caress)나 페팅(petting)이 좋을 것 같지만 ‘애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으므로 그렇게 쓰겠습니다.
사랑의 비언어적 교류 방식이 50여 가지가 있는데, 그 첫째가 ‘접촉(touch)’이고 두 번째가 ‘눈 맞춤(eye contact)’, 세 번째가 ‘접근(proximity)’입니다. ‘성은 학습에 의한다(Sex is learned experience)’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접촉이나 애무에 관한 공부를 하셨는지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자신의 몸을 성적으로 자극해 보면서 그 생리를 터득하는 것도 공부의 시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 유방을 제외하고는 남녀 사이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성기 위주의 소위 일차 성감대는 애무 단계에서 얘기할 일은 아니므로, 경험, 학습, 생활 등을 통해 습득되는 이차 성감대가 주제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의 여성에 대한 애무는 에티켓이라 해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작고, 가볍고, 가늘고, 부드럽고, 느린 자극이어야 좋습니다. 슬그머니 미끄러지듯 해서 상대가 마찰감을 느끼지 않도록 합니다. 그러니까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 그것도 끝마디에 더 큰 성적 자극을 받습니다. 원이나 별 같은 기하학적 구도도 그리고 글자를 써도 좋습니다. 아마 가장 작은 자극이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일 터인데 여기서 즐거움을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몸에서 덜 예민한 곳부터 시작하는 게 무난합니다. 늘 보여주던 얼굴이 가장 저항이 적은 곳인데, 눈이 마주치면 칭찬의 언어도 하는 게 좋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눈이 예쁘다’인데, ‘입 또는 입술이 예쁘다’도 좋습니다. 실제로 말하는 여자의 입을 계속 들여다보면 성욕이 일어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20세기 미국에서 처음으로 성이 개방될 때 목 밑으로 내려가지 말라는 얘기가 있었는데(necking), 목 아래 이야기는 다음에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