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성문화와 '성 보수주의'
오늘날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성문화를 보면 ‘이렇게 인류의 도덕과 윤리가 파괴되다가 급기야는 인간이 인간임을 포기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100년 뒤에는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대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새일 것 또한 틀림이 없다. 인류 역사가 그래 왔기 때문이다. 역으로 지금부터 100여 년 전쯤으로 돌아가 보자. 사진, 영화, 우편제도 때문에 유럽의 포르노 산업은 상상을 초월한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마 100년 뒤쯤은 인간이 개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걱정을 했다. 물론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무도 100년 전으로 돌아가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제발 우리도 ‘성의 보수주의 탈’을 좀 벗었으면 좋겠다. 범죄만 늘고 출산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부터 1901년까지 영국을 다스리면서 국위를 크게 선양시킨 왕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녀가 자녀 9명을 출산하고 42세에 과부가 된 후 계속 혼자 지내면서 많은 영국 여성들이 미안한 마음에서였는지 자신들의 오르가슴을 불경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여왕 자신 또한 나라의 성문화에 극도의 보수화를 유도해 영국에선 때아닌 금욕주의 시대가 온다. 첫날밤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신부에게 어머니의 가르침은 아래와 같았다고 한다.
“남편이 하자는 대로 바로 눕기는 해라. 허지만 오직 대영제국만 생각해라(Lie down, but think of only England)".
여자는 복사뼈가 안 보이는 긴 정장을 하고 다녀야 했고, 유방은 완전히 가려야 했다. 유방(breast)이란 말 대신 가슴(bosom)이라 불렀고 심지어 닭고기의 가슴살도 흰 고기(white meat)라 불러야 했다. 식탁의 테이블보는 적어도 아래로 20인치는 내려와야 하고 도서관의 책도 남자 저자와 여자 저자의 책을 나란히 못 놓았다. 또 동물에도 옷 입히게 했는데, 가난한 농부가 자기 입을 옷도 없는데 소의 아랫도리를 가려야 하는 지경이었다. 하지만 긴 역사에서 보듯이 성은 단속할수록 더 성행하는 것인 듯, 영국에서 역사상 창녀가 가장 많았던 때가 이 '빅토리아 시대'다. 런던 시내에만 8만 명의 창녀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창 경제적 여유가 있던 남자들은 애국심만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늘날 인터넷 등을 통한 새로운 성문화의 확산이 걱정되기도 하겠지만 이 또한 우리가 억지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강물을 멈추게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눈을 막고 귀를 가릴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 성교육자 양성을 위한 대학과정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전문가는 양성하지 않고 교육만 강행해서 일어나는 병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동성애 논란을 보자. 지식에 의거하지 못하면서 자기의 가치관이 진리에 근거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위험하다. 그들이 무리하게 문화를 뒤집으려는 것은 중대한 과오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문화혁명이나 그 외 20세기에만도 히틀러, 스탈린, 폴 포트, 탈레반들이 한 짓들도 자신들은 옳다고 믿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