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에 생겨난 여성 직업군
1920년대와 30년대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하여 전에는 듣도 보도 못하던 새로운 여성 직업군이 생겨난다. 과거에는 여성의 직업이라면 부잣집의 식모나 공장노동자가 아니면 주로 성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직업여성이라면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조선조 때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다방 여급인 ‘카페 걸’, 백화점 여직원인 ‘데파트 걸’, 전화교환수인 ‘할로 걸’, 식당의 ‘웨이트리스’, 버스 여차장인 ‘버스 걸’, 그리고 ‘엘리베이터 걸’, ‘빌리어드 걸’, ‘가솔린 걸’ 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어떤 형태로든 남자의 수발을 들어 주는 직업들이 더 많았다. 많은 여성들의 신체는 남자들에게 ‘보여지고’, ‘만져졌다’. 남자가 할 모든 사소한 일들을 대신해 주는 ‘핸드 걸’, 지팡이 대신 팔짱을 끼워주는 ‘스틱 걸’, 이발소에서 손톱을 다듬어 주는 ‘매니큐어 걸’도 있었고, 요즘 성행하는 ‘키스방’의 원조 격이라고 할 ‘키스 걸’까지 있었다. 박람회 여직원 중에 일금 오십 전에 키스를 팔다가 내쫓긴 여자가 있다는 기사가 신문에 나기도 했다.
카페여급들이 ‘우리도 직업여성이다’라 외치며 1934년 4월 ‘여성(女聲)’이라는 잡지 창간호를 발간하기도 했다.
<김원회 저 ‘한국성사’. 31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