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을 유혹하는 빨간색
남자나 여자나 어떤 이성에게 매료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붉은색을 보면 성 표현 욕구가 생긴다는 설은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실제로 혈중 테스토스테론치를 측정해 본 결과 불과 15분에 이미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도파민도 마찬가지다.
빨간색 옷을 즐겨 입는 남자는 혈중 테스토스테론치가 보통 사람보다 높다고 한다. 타이거 우즈 생각이 난다. 어떤 보고는 붉은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침대에서 행복하지만, 흰색을 좋아하면 ‘섹스는 더럽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오렌지색은 환상에 더 매료되고, 노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파트너에 따라 너무 쉽게 달라지더라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려청자 같은 이차색을 좋아하는 DNA가 있는지 모르겠다. 겨울철에 강의하면서 청중을 보면 마치 상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 내가 오히려 빨간 옷을 자주 입는 편이다.
사람에 가장 접근해 있는 영장류들의 암컷은 배란기가 되면 자신의 성기와 가슴을 빨갛게 변화시켜 수컷을 부른다. 진화성학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건 잠재의식 속에 있는 거라 본인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인간도 이때 쯤 빨간 옷을 더 입게 되고 립스틱도 훨씬 진하게 바른다는 발표가 있었다. 또 유혹에도 잘 넘어간다며 소위 ‘날 데려가세요’설(‘Red-come-get-me’ theory)을 주장한 사람도 있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만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검은 옷을 입고 온다면 어떨까? 우리 응원단인 ‘붉은 악마’가 만일 ‘푸른 악마’였다면 한류 확산이 더디어졌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