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사설' 이익이 본 성욕
다음은 조선조 때의 백과사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한 부분을 시쳇말로 바꾸어 논평 없이 옮긴 것이다. 현대의 가치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역사로 보시기 바란다.
무릇 가축을 제외한 짐승들은, 암컷과 수컷이 쌍을 지어 날고 나란히 다니면서 서로 난잡하게 관계를 맺지 않고, 각각 정해진 짝이 있다. 이것이 바로 분별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러 그렇지 아니하니, 남자는 집에 아내와 첩이 있건만, 반드시 다른 집에서 음란한 관계를 갖고자 하고, 여자는 저잣거리에서 곱게 단장을 하고 음탕한 짓을 저지르며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으니, 이것이 금수(禽獸)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바인 것이다.
소나 양의 무리는 반드시 새끼를 배는 철이 있어, 새끼를 배게 되면 곧 짝짓기를 그만둔다. 사람은 그 경우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수는 짝을 택할 때면, 곱고 미운 것을 가리지 않지만, 사람은 추한 상대를 싫어하고 예쁜 상대를 좋아하며, 늙은 짝을 팽개치고 젊은 짝으로 달려간다.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는 남자에 빠져, 하루 종일, 한 해 내내 음란한 짓거리를 마음대로 다하고도 쉴 줄을 모르니, 그 더러움과 악(惡)함을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것이 무슨 천리인가?
내 견해로는, 가축 중에 닭이 가장 음란한 짓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한데 그 죄는 수탉에 있고 암탉에 있지 않다. 오직 사람만은 남자와 여자가 똑같이 밤이야 낮이야 가리지를 않으니, 금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