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이면 조루일까? 시간보다 중요한 건
발기 시 평균 12~15cm, 삽입 후 사정까지 중앙값 5.4분

"사랑에 빠지면 성생활은 저절로 완벽해진다" 동화 같은 영화가 심어준 이 믿음은 대표적인 성에 대한 오해다. 미국의 임상 성의학자 세스 프로스터먼 박사는 성은 평생에 걸쳐 배워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체면과 과장된 광고, 근거 없는 속설 탓에 정확한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28일 미국 의료정보 사이트 웹엠디(WebMD)는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성 상담 전문가들의 설명을 바탕으로 성기 크기와 지속 시간, G스팟, 남성의 다중 오르가슴 등 흔한 궁금증의 사실 여부를 짚었다.
◆ 크기, 대부분에겐 중요하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비뇨의학과 아이라 샬립 교수는 사람들이 남성다움과 힘을 성기 크기와 동일시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의 환자들은 하나같이 크기를 키우고 싶어 한다. 프로스터먼 박사는 크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파트너에게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평균 크기는 발기 상태에서 약 12~15cm, 평상시에는 약 9cm 정도다.
전문가들은 크기 자체보다 '성기가 성생활의 전부'라는 생각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삽입 성교로 절정에 이르는 경우는 약 25%였던 반면, 구강성교로는 81%였다. 성기만이 상대를 만족시키는 주된 방법이라는 생각 역시 오해라는 것이다. 성기를 키워준다는 패치나 알약, 펌프 광고가 넘쳐나지만, 이런 제품의 효과는 근거 없는 속설에 가깝다.
◆ G스팟, 있다 vs 없다
여성의 몸에 대한 속설 가운데 가장 논란이 큰 것은 G스팟이다. 질 앞쪽 벽에 있다는 이 성감대는 독일 의사 에른스트 그레펜베르크의 이름을 따 붙여졌고, 1982년 같은 이름의 책이 나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존재 여부는 지금도 의견이 갈린다. 프로스터먼 박사는 G스팟이 일부 여성에게 강렬한 오르가슴의 원천이 된다고 본다. 반면 샬립 교수는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그 부위를 수술하지만 해부학적으로 특별한 구조는 없다고 말했다. G스팟이 질 안쪽까지 뻗어 있는 클리토리스 구조의 일부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호주 로열멜버른병원 비뇨의학과의 헬렌 오코넬 박사는 G스팟이라는 개념이 오히려 혼란을 낳고, 여성의 성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오해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클리토리스와 요도, 질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로 봐야 한다며, 다른 부위는 두고 질 안쪽에만 집중하면 절정에 이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조루, 시간보다 '만족감'이 기준
샬립 교수에 따르면 조루는 젊은 남성에게 가장 흔한 성기능 문제로, 연령을 통틀어 남성의 20~30%가 겪는다. 의학적으로는 삽입부터 사정까지 걸린 시간을 재지만, 숫자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1분 안에 사정해도 문제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0분을 지속해도 조루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결국 본인의 만족감과 사정을 조절할 수 있다고 느끼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학술지 '성의학저널'에 실린 연구에서 삽입 후 사정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5.4분이었다. 미국의 성 상담가 이언 커너 박사는 흔히 2분을 기준으로 삼지만, 남성은 원래 빨리 사정하도록 진화했고 긴장하면 더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은 일부 항우울제나 바르는 크림을 처방하기도 한다. 흔히 딴생각을 하며 자극을 줄이라고 하지만, 프로스터먼 박사는 오히려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도록 관계 횟수를 늘리고 감각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남성의 다중 오르가슴은 '글쎄'
여성의 다중 오르가슴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남성은 이야기가 다르다. 골반저근을 조여 사정 없이 여러 번 절정에 이르는 방법이 책으로 소개되기도 했지만, 프로스터먼 박사는 이를 시도한 수백 명 가운데 성공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고 말했다. 샬립 교수는 짧은 시간에 연달아 오르가슴을 느끼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사정과 오르가슴을 분리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오르가슴의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는 점도 있다. 다중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남성들은 사정 직전의 높은 흥분 상태를 여러 번 경험하는 것일 수 있다. 케겔 운동으로 골반저근을 단련하면 이 지점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남성도 많다. 사정 후 다시 반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30분 이상인데, 이 시간에는 스킨십을 나누며 함께 보내도 좋다.
한편, 전문가들이 입을 모은 결론은 숫자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만족스러운 성생활은 크기나 시간, G스팟을 정확히 찾는 데서 오지 않는다. 오코넬 박사는 남녀 모두 상대가 어떤 부위에서 어떻게 즐거움을 느끼는지 함께 알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며, 누구에게나 통하는 '마법의 부위'가 있다는 생각은 오히려 억압적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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