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환절기에 악화…잘못된 오해가 치료 시기 늦춘다?
50대 이상 남성 5명 중 1명 겪는 질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전략 중요

전립선 비대증은 50대 이상 남성 인구의 15~20%가 겪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기며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배뇨장애가 서서히 진행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뒤늦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방광과 신장까지 손상된 상태인 경우도 적지 않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립선은 방광 출구 쪽 요도를 감싸는 기관으로, 비대해지면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가 좁아지며 배뇨 기능에 이상을 초래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만성질환으로 완치가 어렵다. 수술을 통해 일시적으로 요도를 넓힐 수는 있으나 전립선은 다시 커질 수 있고 요실금·발기부전 등 합병증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불편이 시작되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나 수술 등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의 오해가 치료 시기를 늦추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흔히 ‘당일 치료로 끝난다’는 인식이 있으나 실제로는 소변줄을 며칠 유지해야 하며 병원 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수술 후 약을 끊을 수 있다’는 기대도 절반만 맞다. 수술로 요도는 넓어지지만 방광 기능 이상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15~55%는 1년 뒤에도 약물을 복용한다. ‘젊을 때처럼 소변을 본다’는 기대 역시 방광 기능 저하가 동반되면 충족되기 어렵다. 또 신기술이라 해도 재발과 부작용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환절기에는 급성 요로폐색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낮과 밤의 큰 일교차로 자율신경계가 흔들리고 감기약 등 일부 약물이 영향을 주면서 갑자기 소변이 막히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요도 카테터로 응급 배뇨를 먼저 시행하지만 근본적 치료 없이는 일상 회복이 어렵다.
실제 6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감기약 복용 뒤 소변이 막혀 응급실을 찾았고 전립선 비대와 측엽 비대 진단을 받았다. 빠른 회복을 원한 그는 전립선 결찰술을 선택했다. 국소마취로 20분가량 진행된 시술 후 당일 귀가가 가능했고 배뇨 상태는 한 달 뒤까지 호전됐다.
전립선 결찰술은 최소 침습 시술로 전립선 측엽을 특수 임플란트로 묶어 요도를 넓히는 방식이다. 절개나 열을 사용하지 않아 출혈과 통증 부담이 적고 성기능 보존에 유리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디귿자 형태로 두 지점을 동시에 묶는 새로운 결찰술이 도입됐다. 기존 방식보다 해부학적 특성에 맞게 각도와 패턴을 조정할 수 있고 요도 내부에 금속 앵커를 남기지 않아 결석 위험도 낮춘다.
다만 전립선이 크거나 형태가 복잡한 환자에게는 결찰술보다 아쿠아블레이션, 홀뮴레이저 전립선절제술(홀렙), 경요도적 절제술(TURP) 등이 더 적합하다. 출혈이나 전신마취에 부담이 큰 환자에게는 수증기 시술인 리줌이 권장된다. 따라서 환자의 전립선 크기와 모양, 직업, 생활 습관, 성기능 보존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김도리 스탠탑비뇨의학과 대표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응급 배뇨 후에도 근본적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술법은 효과와 부작용, 비용, 간편성 등을 따져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약물 복용 전 의료진과 상의하고 과도한 음주와 늦은 시간의 수분 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인 배뇨 습관과 변비 관리를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배뇨 곤란, 하복부 팽만, 통증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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