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왕의 남자’ 사극 드라마가 있다?
장안의 외국 드라마 화제는 웨이브를 통해 송출되는 동성애 사극 <메리 앤 조지>의 라고 하죠. 17세기 영궁 궁정을 배경으로 ‘남색’을 밝히는 왕과 그 신하들의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극중 주인공 조지는 어떻게 왕의 포켓보이가 되었을까요? 격동의 영국사 속 동성애 코드를 알아봅니다.
요즘 웨이브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메리 앤 조지' 보셨나요? 17세기 영국 궁정을 배경으로 왕과 신하들의 격정 ‘동성애’를 그린 파격적인 내용으로, 미드나 영드를 즐기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입니다. 우리에겐 연기파 배우로 잘 알려진 줄리언 무어가 여주인공 ‘메리’역을, 당대 최고의 핸섬한 배우라 칭해지는 니콜라스 갈리친이 남주인공 ‘조이’역을 맡았습니다. 가난한 귀족 가문 빌리어스 출신 메리는 권력과 부를 차지하고자 자기 아들인 꽃미남 외모의 조이를 이용, 당시 국왕인 제임스 1세의 애인으로 만드는데요, 그 과정에 온갖 성을 무기로 궁중 암투가 벌어져 흥미진진합니다. 시리즈 중 1편를 보자마자 전 ‘이건 서양판 <왕의 남자>다’ 생각이 들었고요. 시청자 게시판을 봐도 한국 사극 <장희빈>을 보는 것 같다는 리뷰가 다수입니다.
그렇다면 당시 권력자인 남성이 미모의 젊은 남성을 본인의 포맷보이(품에 쏙 안기는 남자 애인이라는 의미)로 만드는 건 실제로 가능했을까요?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왕과 귀족들이 와이프와 별개로 남자 애인을 두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즉 그들은 가문을 잇기 위해 공식적으로 이성과 결혼은 하지만, 실제 릴레이션십은 동성애를 즐겼던 양성애자였던 셈이죠. 오죽하면 영국의 국왕 헨리 8세는 종교개혁 투쟁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자 1533년 버거법을 통해 항문성교를 행한 사람에 대해 범죄자로 규정하고, 사형에 처한다는 선포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 조지가 처음 퀴어 코드를 접한 곳도 프랑스로 유학, 귀족들의 사교육 현장이었죠. 승마, 불어, 매너를 공부하면서, 귀족 자제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동성끼리 스킨십을 배운 것이었습니다.
극 중에서 메리는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들 조지의 꽃미남 미모를 이용하는데요. 남색을 밝히기로 유명한 제임스 1세 국왕을 유혹하도록 아들 조지를 독려하고, 조지가 현란한 침대 기술을 이용해 권력에 다가가도록 조종합니다. 조지는 제임스 왕의 애정을 독차지, 왕족이 아닌 신분으로 왕에게서 ‘버킹엄’이라는 이름으로 ‘공작’의 작위를 받은 사람은 그가 최초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작 작위까지 받은 조지의 주요 업무가 왕의 침소를 정리 정돈하는 것이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죠. 물론 역사상 실존 인물이었던 버킹엄 공작의 활약상은 프랑스 작가 알렉산드로 뒤마의 소설 ‘삼총사’에도 등장합니다. 나중에 버컹엄 공작이 살던 저택이 영국 왕실의 궁전, 버킹엄 궁전이 됐으니, 그의 영향력이 영국 영사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쳤는지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메리 앤 조지>는 서양의 역사나 사극에 관심 있으신 분들, 혹은 중세 실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재미나게 보실 수 있는 7부작 드라마입니다. 당시의 사람들이 지금의 우리와 똑같은 성욕과 욕망, 동성애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특히 왕을 두고 귀족들 사이에 벌어지는 연정과 질투는 보다 높은 위치를 소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아주 솔직하게 드러내기에 한 번쯤 볼 만합니다. 베갯머리송사는 남녀 간의 문제만은 아닌가 봅니다.
관리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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