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당하는 강간, 피해 더 커
법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 많아
일반적으로 강간은 남성이 가해자이고 여성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성이 여성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사례도 많고, 피해도 더 크다고 미 매체 바이스가 지난 18일 보도했다.
국제 강간·학대·근친상간 네트워크(RAINN)의 부사장 제니퍼 마시는 “성폭력 상담 전화를 받다보면 가해자가 남성인 경우보다 여성인 사례가 많다”며 “우리 직원들은 성별중립적인 단어를 쓰는 등, 가해자 성별을 함부로 추측하지 않도록 교육받는다”고 말했다.
11세 때 여성 사촌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한 여성은 “그런 일이 가능한지 알지 못했다”며 “내 경험을 설명할 개념도 전혀 없어 정상적으로 여겨지지 않고 믿음을 얻기도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결국 그는 오랜 기간 후유증에 시달려야했다.
국제 성폭력 지원센터 감독 로라 팔룸보는 이를 ‘특수 장벽’이라고 지칭했다. “이성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한 사례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동성에게 당한 피해자들은 관련 사례나 치료방법을 알기 어렵고, 피해를 인정받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생존자 치료·재활 단체의 설립자 브룩 액스텔은 “동성에게 당한 성폭력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며 “그 결과 동성에게 당하는 폭력이 늘어나고, 피해자는 더욱 큰 상처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레즈비언과 양성애자 여성은 이성애자보다 파트너에게 폭력을 당할 위험이 더 높다. 이성애자 여성은 일생에서 파트너에게 강간·신체적 폭력·스토킹을 당할 확률이 35%이다. 반면 레즈비언 여성은 44%, 양성애자 여성은 61%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우리 기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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