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전 증후군 심하다면, 성병 의심해봐야(연구)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 성병에 걸렸는데도 미처 진단받지 못한 여성들은 심각한 월경전증후군(PMS) 증상을 겪을 위험 확률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클루’앱 이용자 865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성병의 이력 및 첫 진단 시기·치료 등에 관한 정보를 분석했다. 또 그들의 생리주기 및 통증·감정적 영향, 호르몬 피임제 이용 여부 등 정보를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진단 성병은 불쾌한 생리 경험을 더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진단 전에 라미디아·헤르페스 또는 인두유종바이러스(HPV) 등 성병에 이미 감염된 여성들은 생리주기가 막바지로 접어듦에 따라 두통·복통·슬픔 등 증상을 보일 확률이 약 2배나 됐다. 또 이런 여성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리 기간의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한 PMS 증상이 성병 감염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우리가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여성건강·임신·생리주기 추적 앱 ‘클루’(CLUE)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하나로 이뤄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리는 여성들의 기분·기운·식습관·성욕 등의 변화를 일으키는 반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건강과 관련된 연구에서는 생리가 과학적 요인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연구팀은 일부 성병은 증상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예컨대 성병 클라미디아 진단을 받은 여성들의 약 70%가 감염 사실을 모르고 있고, 이는 난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여성들은 모두 생식 건강에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알렉산드라 알베르네 부교수는 “PMS는 성병 등 질병의 확인을 어렵게 하고 진단 자체를 지연시킬 수 있으며, 이는 여성의 임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PMS를 단순히 ‘여성들의 분노 호르몬’ 정도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진화·의학·공중보건’(Evolution, Medicine & Public Health)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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