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 전 성관계, 경기력에 득될까? 해될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관계는 한 시간에 겨우 120Kcal를 태운다. 따라서 약 6분 동안 지속하는 평균적인 남성에게 성관계는 운동이라고 할 수도 없다. (사진=shutterstock.com)


올림픽 선수촌에 갖춰놓은 콘돔 가운데 상당수가 쓰지 않은 채 남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 전에는 성관계를 갖지 않고 금욕을 해야 한다는 미신 때문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무려 11만 개(선수 1인당 38개 꼴)의 콘돔이 선수촌에 갖춰졌으나, 그 가운데 상당수가 미개봉 상태로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젊고, 피가 뜨거운 엘리트 선수들의 금욕 필요성을 정신적·육체적인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선수들이 경기 전에 성관계를 해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매우 많은 이론을 3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관계 금지령을 받은 선수들은 체력을 많이 비축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둘째, 시합에 전념할 수 있는 집중력을 키워준다는 이론이다. 셋째, 일단 오르가슴을 느끼면 힘을 잃는다는 이론이다. 이 세 가지 이론처럼, 선수들이 오직 메달을 향한 집념을 불태우는 올림픽에서는 특히 성관계가 성적을 망치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기 전에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선수들도 적지 않다.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2006년)의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의 금메달리스트인 미국 선수 채드 헤드릭은, 얼음판에 오르기 전에는 성관계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스노보드 국가대표 그레첸 브레일러는 2006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전에는 애인과 성관계를 줄곧 갖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경기 전의 그런 성적 절제는 헛된 행동인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2016년 ‘심리학 프런티어’저널에 발표된 국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기 전 성관계와 대회 성적’과 관련된 종전의 연구 데이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연구 방법을 택한 연구 결과도 없고, 조사 규모도 너무 작아 성급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1968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성관계 후 남성의 악력(손아귀 힘)과 금욕 후 남성의 악력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5년의 연구 결과를 보면, 성관계는 운동 성적에 변화를 전혀 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트레드밀 운동을 하는 남성들의 성관계 후와 금욕 후의 유산소 능력·산소 섭취량 및 기타 호기성 요인을 측정한 결과다.

 

이왕 할거라면 ‘시합 직전’보다는 ‘시합 전날 밤’에 성관계를 하는 게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0년 한 연구팀은 엘리트 운동선수 15명을 대상으로 성활동 후 2시간이 지났을 때와 10시간이 지났을 때의 심장 활동력·테스토스테론 수치·집중력·심장 스트레스를 측정해 비교했다. 그 결과, 운동선수들이 성활동을 막 끝낸 경우가 휴식을 취하며 기다리는 경우보다 스트레스에서 회복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관계는 한 시간에 겨우 120Kcal를 태운다. 따라서 약 6분 동안 지속하는 평균적인 남성에게 성관계는 운동이라고 할 수도 없다. 경기 전 성관계는 긴장을 완화하고 재미있게 해주기 때문에, 운동선수의 대회 성적을 개선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 자료가 너무 적어 올림픽 성관계 가이드를 만드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자위행위를 할 경우는 어떻게 될까? 아쉽게도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는 없다. 역시 경기 전 금욕이 대회 성적을 좋게 해준다는 뚜렷한 과학적 증거도 없다.

 

오히려 경기 전 섹스가 성적을 향상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섹스토이 회사 아담과 이브가 세계적인 육상 전문가인 마이크 영 박사와 함께 21명의 남녀 육상선수들을 상대로 3주간 실험 및 관찰한 결과 육상선수들은 꾸준히 성관계를 가질수록 기록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르가슴 때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각성효과와 혈액순환을 촉진해 아드레날린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만으로 섹스가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표본이 부족하다. 영 박사는 “정답은 없으며 성관계와 경기력에 대해 선수가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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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성에 대한 놀라운 사실 10가지

    여성의 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무지하다. 여성의 성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금기시된 탓도 있지만, 과학과 연구가 남성들에 주도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가령 오르가슴의 경우 2015년 조사에서 57%의 여성만이 성관계 중 항상 혹은 대부분의 경우 오르가슴을 경험한다고 답했는데 남성의 95%가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답한 것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런데도 왜 이같이 큰 성차가 있는지가 잘 규명되지 못하는 것에는 과학과 연구의 남성 우위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여성의 클리토리스보다 남성의 성기에 대해 더 잘 아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성의 성에 대한 10가지 놀라운 사실’을 소개한다. 1. 질 오르가슴은 질 안쪽의 클리토리스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약 8,000개의 감각 신경섬유로 이뤄진 이 조직이 오르가슴의 키를 쥐고 있다. 2. 대부분의 사람이 여성은 남성보다 성욕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들도 남성만큼이나 섹스를 자주 하고 싶어 한다. 일주일에 3번 이상 섹스를 하고 싶다고 답한 여성이 4분의 3이나 되는 조사결과도 있다. 3. 19세기 때만 해도 호색녀는 정신적으로 질환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4. 여성의 성욕은 남성보다 유동적이다. 이는 여성이 갈등과 긴장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존재로 진화해 온 것과 관련이 있다. 5. 생리 중 섹스는 금물이 아니다. 여성은 생리 기간에 오히려 더 성욕이 높아지기도 한다. 6. ‘남성’의 크기가 항상 중요한 건 아니다. 대체로 남성이 여성보다 자신의 성기 크기에 대해 걱정이 많다. 7. 정상위 체위는 등에 통증이 있는 여성들이 취하기에 최상의 체위다. 8. 성격이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경증이 덜한 사람일수록 성생활 만족도가 높았다. 9. 사과는 성욕 증강제다. 사과를 매일 먹는 여성은 전반적으로 리비도 수치가 높아져서 성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10. 여성 8명 중 1명꼴로 불임 경험이 있는데 그중에서 절반가량이나 도움이 될 방법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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