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섹스토이 사용 여성 '낙인' 여전 (연구)
여성들은 섹스토이 판촉 행사에 참가하는 여성들을 남성들보다 훨씬 더 못마땅하게 여긴다. 뒤집어 말하면, 여성들의 섹스토이 사용을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훨씬 더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미국 뉴멕시코주립대의 최근 조사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대학생 438명에게 주방용품 판촉 목록과 섹스토이 판촉 목록을 각각 읽게 했다. 그런 뒤 이 두 판촉 행사에 참가하는 여성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답변하게 했다.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대생들은 섹스토이 등 성인용품의 판촉 행사에 참가하는 여성들에 대해 남자 대학생들보다 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마이클 마크스 뉴멕시코주립대 교수는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섹스토이 판촉 행사를 거의 볼 수 없었으나, 오늘날에는 섹스토이 산업의 규모가 10억 달러에 달할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섹스토이 판촉 행사의 폭발적인 증가가 여성들의 성 정체성을 훨씬 더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는 표시인지, 많은 회사들의 상술 때문인지 궁금해 조사연구에 나섰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섹스토이 판촉 행사에 참가하는 여성들은 주방용품 판촉 행사에 참가하는 여성들보다 더 발랄하고, 덜 전통적이고, 정서적으로 더 불안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여성들이 섹스토이 판촉 행사에 가는 사람들을 덜 호감이 가고, 덜 똑똑하고, 덜 여성스럽고, 덜 남성스럽고, 영향력이 더 적다고 여길 확률이 남성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스 교수는 “섹스토이 판촉 행사에 참가하는 여성들은 성적 쾌락의 경험에 남성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남성들이 그들을 싫어할 것이라는 통념을 여지없이 깬 연구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가상적인 질문, 즉 ‘어떤 여성이 섹스토이 판촉 행사에 참가할 경우 어떻게 평가하겠느냐’라는 식의 질문을 던진 한계 때문에 결과를 조심스럽게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크스 교수는 특히 “이 주제에 대해 보다 더 생태학적으로 타당한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즉, 실제로 섹스토이 판촉 행사에 참가한 여성들이 함께 참가한 동료 여성들을 행사 후 평가하게 하는 설문조사나, 여성들이 왜 판촉 행사에 참가했는지 묻는 설문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여성들의 섹스토이 사용에 대한 낙인이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크스 교수는 “서구 사회가 여성의 성 정체성을 많이 인정하게 된 것은 사실이나, 섹스에 대한 이중적 기준 등 폐단이 사라지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동일한 주제에 대한 지식을 넓혀줄 비슷한 연구의 밑바탕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은 ‘여성들의 성인용품 판촉 행사 참석을 통한 남녀 대학생들의 여성 성 정체성과 쾌락에 대한 태도 탐구’라는 연구 주제로 ‘성 역할’과학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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