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손만 잡아도 통증↓…'스킨십의 힘' (연구)

심박 수와 호흡 수도 동기화

실험결과 남성이 여성의 손을 잡자 심장박동수·호흡수가 동기화하고, 여성의 통증도 줄어들었다. (사진=shutterstock.com)


사랑은 신비의 진통제다. 파트너의 손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통증이 줄어들며, 불쾌감이 사라진다. 연인들의 신체 접촉은 생리적 동기화의 방아쇠 역할을 하기도 한다. 두 사람의 심장이 동시에 뛰게 하고, 호흡 수까지 같게 한다.

 

과학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 통증·공감·심장 및 호흡기능과 관련된 뇌 부위인 전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을 활성화한다고 믿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 파벨 골드스타인 교수는 “연인 두 사람이 신체 접촉을 하고 있을 경우 공감도가 높을수록 진통 효과가 높고, 심장 박동 등의 동기화 수준도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감성적인 영화를 함께 보거나, 노래를 함께 부를 때 심장 박동과 호흡 리듬이 똑같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도자와 추종자의 관계가 좋으면 그들의 뇌파는 비슷한 패턴으로 바뀐다. 사랑하는 부부는 서로 쳐다보고 있기만 해도 심혈관과 뇌파의 패턴이 동기화한다.

 

골드스타인 교수는 “네 살 된 딸아이의 출산 때 아내의 손을 잡아줬더니 산통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며 “그때의 기억을 살려 신체 접촉의 진통효과를 실험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골드스타인 교수 연구팀은 오랫동안 이성애 관계를 유지해온 23~32세 남녀 22쌍을 대상으로 분만실 상황을 본뜬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남성에게는 관찰자 역할을, 여성에게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역할을 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연인들이 신체 접촉 없이 함께 앉아 있을 때, 손을 잡고 함께 앉아 있을 때, 다른 방에서 따로 앉아 있을 때 등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각각 연인들의 심장박동수와 호흡수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또 여성이 2분 동안 팔뚝에 가벼운 열 통증을 겪었을 때 이 세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반복했다.

 

그 결과, 연인이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 수준 생리적 동기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이 통증을 겪고 있는데도 남성이 접촉할 수 없을 때는 생리적 동기화가 중단됐다.

 

그러나 남성의 신체 접촉이 허용돼 여성의 손을 잡자 심장박동수·호흡수가 동기화하고, 여성의 통증도 줄어들었다. 통증이 감소하면 동시화 수준이 높아지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신체 접촉이 동성애 커플에게도 같은 효과를 내는지,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남성일 경우엔 어떤 일이 생길지는 연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리포트’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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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즈, 이성 간 성접촉이 52%, 한 번의 관계에도 감염?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면역 기능이 저하돼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킨 경우를 말한다. HIV는 증상이 없이 긴 잠복기를 가진 질환으로 50% 정도가 약 10년이 지난 후 AIDS로 이행한다. HIV 감염인은 AIDS로 발전하지 않도록 치료제 복용 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건강포털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690만명(2017년)이 HIV 감염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또 AIDS 관련 질환 사망자는 94만명이나 된다. HIV 감염인과 성관계를 가지면 모두 HIV에 감염될까? 그렇지는 않다. 한 번의 성관계로 HIV에 감염될 확률은 0.1~1% 정도이다. 하지만 이는 건강상태가 다른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평균 감염률이다. HIV는 정액과 질 분비물 이외에 혈액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주사기를 공유하거나 실수로 바늘에 찔리는 경우에는 HIV 검사를 꼭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신규로 신고된 HIV/AIDS는 1191명(외국인 182명 포함)이다. 남성이 1089명(91.4%), 여성은 102명(8.6%)으로 성비는 10.7대 1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394명(33.1%)으로 가장 많았다. 30대 290명(24.3%), 40대 212명(17.8%) 순으로 20~40대가 75.2%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감염경로에 대한 질문에 응답한 사람 가운데 동성 간 성접촉이 48%, 이성 간 성접촉이 52%로 나타났다. 남녀 성관계에 의한 HIV/AIDS 위험이 더 커진 것이다. UN의 AIDS 전담기구인 UNAIDS에 따르면 동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은 이성과 성관계하는 남성에 비해 HIV 감염 위험이 27배이고, 성매매 여성은 13배이다. HIV는 감염경로가 정액, 질 분비액, 혈액으로 명확하기 때문에 건강상태를 잘 모르는 사람과 성관계를 할 경우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정액이나 질 분비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혈액이 묻었을 때에는 흐르는 물에 즉시 씻어내고 소독을 해야 한다. HIV/AIDS는 실명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보건소 등에서 무료 검사가 가능하다. 자가검진 키트를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HIV 감염인이라도 치료제를 복용하고 규칙적인 진료를 받는다면 HIV의 증식이 억제돼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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