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호칭, 부부간 유대감 높인다(연구)
부부 중 한쪽이 중병을 앓고 있을 때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잘 꾸려나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평소 적절한 단어를 골라 사용하고, 부부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만으로도 썩 어렵지 않게 결혼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메간 로빈스 교수(심리학)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배우자가 1인칭 대명사(I·me·my)를, 환자가 2인칭 대명사(You·your)를 각각 사용할 경우엔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꾸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는 두 사람 사이의 균형과 상호의존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부부의 일상적 감정표현과 인칭 대명사 사용을 통한 부부 적응’을 주제로 유방암 환자 부부 52쌍의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 부부에게 9분마다 50초 동안의 소리를 녹음하는 ‘전자식 활성화 레코더’ (EAR) 장치를 집으로 가져가도록 했다. 부부들은 주말(금요일~일요일)에 수면 시간만 빼고 이 장치를 휴대하고 소리를 녹음했다.
연구팀은 암과 관련이 없는, 일상적인 대화 중 95%를 차지하는 정상적인 대화 내용을 분석했다.
우선 참가자들의 1인칭 단수 대명사(I·me·my), 2인칭 대명사(You·your) 사용을 집중 분석했다. 또 각 참가자의 긍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 (보살핌·사랑), 불안을 나타내는 단어(걱정·스트레스), 분노를 나타내는 단어(증오·분노), 슬픔을 나타내는 단어(울음·슬픔) 및 이런 단어가 포함돼 있지 않은 기타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 등도 분석했다.
로빈스 교수는 “인칭 대명사의 사용은 어떤 사람이 누구에게 집중하고 있는지, 그리고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찮은 말 한마디가 시련을 겪고 있을 때는 부부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부가 자신들이 한배에 탔다고 생각하는 것은 건강한 부부관계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긍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가 결혼생활의 성공적인 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물론, 부정적인 대명사의 사용이 부정적인 결혼생활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은 ‘대인관계’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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