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때 옛 잘못 끄집어내는 연인, 이유 있다(연구)
부부 또는 애인 간의 싸움 때 상대방의 옛 허물을 들춰내는 것은 현재의 관계에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애착불안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파트너가 사랑과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염려하며, 특히 현재와 무관한 과거의 잘못을 끄집어내 갈등을 키우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애착불안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남녀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비해 파트너의 옛 잘못을 현재상황과 더 가깝게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카산드라 코르츠 교수는 “어떤 기억이 현재에 더 가깝다고 느낄 때, 그 기억은 현재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고 현재의 관계를 더 잘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사람에게 나쁜 기억이 최근의 것처럼 느껴질 경우, 그는 옛 기억을 떠올리고 그것에 중요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싸울 때 옛 잘못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걸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관계에 해롭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파트너가 사소해 보이는 어떤 일에 화를 내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누구나 마음이 혼란스럽고 좌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최근 갈등을 빚다가 파트너의 과거 잘못에 대해 생각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현재의 갈등에 더 파괴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파트너와 더 자주, 더 심각하게 갈등을 빚어 대체로 파트너와의 관계가 더 악화됐다고 느꼈다.
연구팀은 “파트너와의 사이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파트너를 용서하는 체하거나, 분명히 화가 났는데도 더는 문제 삼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즉시 해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문제가 잠복해 있다가 한참 뒤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성격 및 사회심리학’(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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