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때 아빠의 부모 역할이 아동 ‘문제행동’ 좌우
부모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십대에 이르기 전에 문제 행동을 일으킬 확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매기 레드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부모와 자녀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아동 6,300여 명을 상대로 건강 및 발달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부모들에게 일련의 질문서에 답변하게 했다.
엄마에게는 자녀가 9세, 11세일 때 자녀의 다른 아이들에 대한 태도, 침착성, 장난감을 같이 갖고 놀려고 하는지, 낯선 상황에서 자신감을 보이는지 등을 물었다. 아빠들에게는 자녀가 생후 8주, 8달일 때 부모 역할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물었다. 또 집안일을 얼마나 자주 돕는지, 부모로서 얼마나 자신감을 느끼는지, 아기와 시간을 보내는 걸 즐거워하는지를 물어 그 결과에 대해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아빠가 부모로서의 자신감이 더 높고 그 역할에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 경우일수록 아동이 9, 11세 때 행동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모가 집안일에 참여하는 정도와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은 그와 같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아기에 대한 아빠의 감정적 반응을 점수화한 결과와 아동의 행태를 비교한 결과 아빠의 감정적 반응 점수가 평균보다 1점 올라갈 때마다 자녀의 문제행동 발생률은 9세 때 14%, 11세 때 11%씩 각각 줄었다. 아빠가 부모로서의 안정감을 얼마나 갖는지도 중요했다. 평균보다 점수가 1점 올라갈 때마다 아이가 9, 11세 때의 문제행동 확률은 13%, 11% 각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스톨 대학의 이리나 컬핀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전통적으로 아동 발달에 대한 연구에서는 엄마에 초점을 맞췄는데 아이가 태어난 직후 아빠가 부모로서의 자기역할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인식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아빠의 부모로서의 자기인식이 아이를 잘 돌보고 집안일을 돕는 데 열심히 참여하는 것보다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신우 기자 help@bod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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