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 낮을수록 공감력 떨어져(연구)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은 성관계, 출산할 때는 물론 애인의 눈을 응시하거나 애인을 껴안을 때도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신뢰감을 높이고 친사회적·도덕적 행동을 촉진하고, 공격성과 스트레스 수준을 낮춰준다.그런데 이 옥시토신의 수치가 낮으면 공감력이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고 메디컬뉴스투데이가 보도했다.
영국 카디프대 뇌과학·정신건강연구소(소장 캐티 도터스)가 자폐증 환자 13명에게 옥시토신을 흡입하게 한 결과, 이들이 사회적 협력성이 뛰어난 또래들과 더 강력히 상호작용하고 더 큰 신뢰감을 보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옥시토신은 정신적인 공감력을 높여주고 건강한 남성들의 사회학습을 강화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옥시토신과 공감력 간의 관련성을 한층 더 강화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옥시토신은 성욕과 식욕·갈증·수면·기분 등 많은 인체기능을 통제하는 뇌의 시상하부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신진대사, 신체 성장, 성 발달, 생식 등 중요한 인체 기능을 조절하는 뇌의 바닥에 있는 땅콩만한 기관인 뇌하수체에 의해 분비되고 저장된다. 옥시토신은 긍정적인 사회 환경에서 배운 것들을 기억하게 하는 반면,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배운 것들을 잊어버리게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중추성 요붕증(CDI), 뇌하수체 기능저하증(HP) 등 옥시토신 생산에 장애를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연구팀은 이 환자들의 옥시토신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고, 이 때문에 환자들의 공감력이 떨어진다고 가정했다. 또 ‘눈으로 마음 읽기’ 및 ‘표정 인지’ 등 공감력 시험 전후에 CDI 환자 20명, HP 환자 20명, 건강한 일반인 15명 등 총 55명을 대상으로 침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CDI 환자들과 HP 환자들의 옥시토신 수치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CDI 환자들과 HP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공감력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는 표정 인지 능력과 눈을 응시해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낮았다. 옥시토신 수치가 낮은 환자들은 표정 인지 능력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즉, 조사 대상자들의 표정 인지 능력은 그들의 옥시토신 수치로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이는 옥시토신과 공감력의 관련성을 뒷받침한다.
이 내용은 영국 내분비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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