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이 화장실을 고집한 심리는?

“심리적 도피처일 듯… 성 중독 가능성”

박유천이 지난 2008년 일본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렸던 변기그림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성균관 스캔들’이 ‘화장실 스캔들’으로 변했고 ‘옥탑방 왕세자’가 ‘화장실 귀공자’로 곤두박질쳤다. 탤런트 박유천이 성폭행 혐의로 잇따라 고소됐고, 이 사건의 ‘동네 조폭 기획설’이 나돌고 있다. 사람들은 입방아를 찧고 있다. 왜 하필 화장실에서일까? 왜 그는 ‘Toilet Park’이 됐을까?

 

고소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모두 박유천과 화장실에서 관계를 맺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입문을 인용해 ‘항문기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어떤 이들은 유명인으로서 ‘2차’를 나가지 않기 위한 꼼수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의 것은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한 해석에 오류가 있다. 박유천 집 화장실에서 관계를 맺었다고 하는 C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뒤의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박유천에게 화장실은 어떤 공간일까?

 

화장실 고집은 항문기 도착?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항문기’에 형성돼 나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강박적 경향 또는 강박장애다. 사물을 정렬한다든지, 현상이나 행동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박유천의 행동은 강박증과 거리가 멀다.

또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항문기에 트라우마를 겪었다면 집착보다 오히려 회피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항문기에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에게 배설을 연상케 하는 화장실은 회피의 대상이지 집착의 대상이 아니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채규만 교수는 “박유천에게 화장실은 집착의 대상이라기보다 성적으로 흥분하고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정신적 도피처”라고 말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폐쇄 기호증(클라우스트로필리아,Claustrophilia)에 가깝다는 것.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욕구를 해소하려 했던 일련의 사건들로 볼 수 있다. 다만 그 공간이 화장실이라는 점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화장실이 아름답게 보인 까닭

박유천은 2008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beautiful’ 이라는 단어에 연상되는 단어 세 가지로, 대화, 한숨, 화장실을 꼽았다. 그렇다면 이 단어들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채 교수는 이 세 단어가 모두 ‘긴장’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숨은 긴장이 풀렸을 때 내쉰다. 대화는 긴장을 풀어낼 수 있는 언어적인 상호작용이다. 화장실은 배설기관의 긴장이 풀어지는 공간이다. 채 교수는 박유천의 유년시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항문기를 떠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구타나 학대, 경쟁 등으로부터 도피했던 공간일 수 있다는 것. 그곳에서 긴장을 풀고 스스로 위안도 받으며 욕구를 충족했던 습관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화장실 기호, 문제되는 장애인가?

일반적으로 배설하는 장소인 화장실이 성적인 공간으로 대치되는 공간은 아니다. 성의학에서는 사람들이 다니는 공공장소에서 몰래 성관계를 맺는 ‘공공장소 성행위’를 더 센 자극을 찾기 위한 도착증의 일종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박유천의 행위를 도착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오가는 공중화장실을 택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음란행위를 하지 않은 이상 치료대상이라든가, 병적인 수준이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

 

채 교수는 화장실 기호보다는 성 중독 가능성을 우려했다. 임상적으로 성적인 행동으로 인해 자기 삶에 영향을 주거나, 업무에 지장을 주는 일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성중독으로 판단한다.

고소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성관계 대상이 매번 바뀌었다는 점, 고소를 당할 수도 있고 커리어가 망가질 수 있는 위험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는 점,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추구했다는 점에서 성중독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어려서부터 대중에게 노출된 삶을 사는 유명인들은 성장과정에서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고 “이 경우 성에 대한 인식이 잘못 형성돼 성 중독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완종 기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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