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들의 몰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옛날 우리나라 여자들은 ‘남자들은 다 늑대요, 도둑’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주인공 할머니가 젊은 손녀에게 '여자의 마음은 비밀의 바다'라고 말하는 것과도 통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헌데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이 늑대들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아마 이쪽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원초적으로 ‘성으로의 초대’는 주로 남자가 하게 되어 있고, 이는 동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초대에 응할 것인지 아닌 지의 선택은 여자의 몫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생태질서가 수십만 년을 이어 온 것이다.


희롱, 구애 및 유혹 같은 것들을 오해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들이 없고서는 사랑이나 성의 시작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부부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물론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는데 강제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의사표시를 분명히 안 하면 어떻게 되며 누구의 책임인가?


미국의 타이스라는 사람의 보고에 의하면 여자가 남자를 유혹할 때는 대개 농담이나 희롱으로 시작하지만 몸을 건드려도 보고, 몸이나 성적 포인트에 찬사를 보내거나 용모 자체를 칭찬하고, 간질이거나 매달리기도 하며 때로는 쀼루퉁한 태도를 보인다고 했다. 이런 행동들도 앞으로는 ‘여우’의 행동으로 보아 배척해야 할 것인가?


남녀의 강제에 의하지 않은 성표현은 그 수준이 어디에까지 이르렀던지 간에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은 거의 묵시적인 타협에 의했다고 보아야 한다. 노사타협 때처럼 이루어진 부분은 양자가 모두 책임질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해자와 가해자 있는 것이 너무 이상하다. 성문법을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똑같은 죄질에 대해서 무죄에서 중죄로 그 벌이 널뛰기를 한다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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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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