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에도 원만한 성생활하고 싶다면

성애교육 ⑤


199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20여 개국이 모여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를 만들 때 나는 제일 많은 표를 얻어 초대회장에 뽑혔습니다. 이 얘기는 결코 자랑하려는 게 아니고, 이제부터 하려는 얘기의 신빙성을 높여보기 위한 고육책에서입니다.

 

원만한 성생활을 위하여 폐경 후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쯤에나 할 얘기지만 나의 페친들 중에는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고 그래서 성생활을 안 한 지 몇 년이 됐다든지 또는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아예 내 글을 읽으려 하지도 않을 것 같아 좀 서둘러 간단하게 써 봅니다.

 

폐경 후에 여성호르몬이 안 나오게 되면 비만한 분들은 좀 덜하지만 날씬한 여성일수록 질벽은 물론이고 성기 주변의 피부까지 매우 얇아져서 약간의 접촉에도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젊은 여성도 아프면 거부감이 생기는 건데 당연히 성을 멀리하게 되지요. 이들은 골다공증도 심하게 오는 군이므로 더 유의해야 합니다. 과거처럼 폐경 후 여성의 삶이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그저 참고 지날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 100세 시대가 되었는데 이렇게 50년을 더 산다고 생각하면 어떻습니까?


해답은 호르몬을 쓰는 방법뿐입니다. 심장병, 유방암 걱정 때문에 기피하기도 하지만 얻는 것이 워낙 많으므로 투자할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또 설령 유방암이 20% 증가한다 해도 그건 100명에 1명이 생길 것이 1.2명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폐경 전후의 질벽을 현미경으로 본 슬라이드


긴 얘기를 줄이기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여러분 주변의 나이 많은 산부인과 여선생님이나 남선생님 사모님들이 호르몬 치료를 받는지 안 받는지를 알아보십시오. 쉽게 해답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고 갱년기 전문의 산부인과 의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여자의 얼굴을 보면 대충 나이를 알 수 있지만, 폐경 이전이라면 성기를 보고는 나이를 알 수 없습니다. 그만큼 호르몬이 이를 받혀준다는 얘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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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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