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사진 찍으며 위선과 싸워왔지요”

[섹스 파이오니아] 누드사진 개척 이재길 교수 ❶②③


고교 때부터 사진을 찍어온 ‘누드사진의 대부’ 이재길 교수가 대구 대명동 계명대 캠퍼스 연구실 건물 앞에서 제자의 카메라에 담겼다.


대구 계명대 미대 아트앤미디어학부 이재길 교수(65)의 연구실은 사진액자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오는 10월에 열릴 ‘이재길 사진 50년 정년 회고전’에 전시될 사진들이다. 대부분이 여체(女體)의 신비가 담긴 누드 사진들이고 상당수는 해외에서 전시됐다가 되돌아온 것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누드사진의 세계를 연 작가로 꼽힌다. 누드사진의 개척자란 곧, 30여 년 동안 비난, 모욕, 위선과 싸워왔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고교 때 ‘사진의 도시’ 대구에서 이름을 날리던 ‘얄개 사진작가’였다. 대건고에 다니면서 교모와 교복 대신에 형에게서 빌린 대학 학사모를 쓰고 트렌치코트를 입고 다녔다. 콘테스트를 휩쓴 고교생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배려해준 덕분이다.

 

이 교수의 운명은 중3때 친구 김기웅 씨(현 섬유회사 대표)가 바닷가에서 찍은 일출 사진을 보면서 정해졌다. 그는 이튿날 친구에서 사진 찍는 법을 배웠고,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사달라고 졸랐다.

 

“아버지는 서문시장에서 포목상을 했는데 당시 부유한 편이기도 했지만 예술의 멋을 아는 분이었습니다. 공기총, 자전거를 사달라고 조를 때에는 눈썹도 까딱하지 않았지만, 카메라는 단박에 사줬습니다.”

 

당시 직장인의 월급이 2만 원 남짓할 때 3만원이 넘는 페트리7S가 까까머리의 손에 들어왔다. 틈만 나면 사진을 찍었고, 현상소가 ‘작은 집’이었다. 성에 차지 않아 어른들이 다니는 월산사진예술학원에 등록했다. 정일성, 김태한, 신현국 등 내로라하는 ‘사진의 고수’들에게 가르침을 받았고 암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는 《포토그라피》, 《카메라예술》 등의 잡지에서 여는 고교생 사진 콘테스트에서 상을 휩쓸었다.


고3때 연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 한겨울 물지게를 진 서민의 모습을 담았다. (사진= 이재길 교수 제공)


고3때에는 대구 공화당사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기까지 했다. 그는 자신이 국내 최초로 개인전을 연 고교생이라고 우쭐했는데, 아뿔싸, 자신보다 먼저 고교 때 전시회를 연 사람이 있었다. 서울의 유명 곰탕집 ‘하동관’ 주인의 아들로 나중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장이 된 김희중 씨였다. 10년 선배인 김희중 씨는 경기고 2. 3년 때에 각각 개인전시회를 열었고, 연세대 2년 재학 중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이 교수는 김희중 씨를 ‘삶의 모델’로 삼았고, 자나 깨나 미국에서 공부하는 꿈을 꿨다.

 

이 교수는 중앙대 사진과의 전신인 서라벌예대 사진과로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동랑 유치진이 세운 서울연극학교(지금의 서울예대)에서 성적 우수자에게 미국으로 유학 보내준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를 옮겼다. 아버지는 이번에도 막내아들의 꿈을 받아줬고, 하숙보다는 누나 집에서 기거하라며 이불 보따리를 부쳤다. 그러나 누나 집에 갔더니 마당에 이불보따리가 팽개쳐 있었다. 판사였던 자형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더니, 분을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돈이 남아돌면 사진관이나 차려주시지, 나는 이런 딴따라와 같은 지붕 밑에서 못 삽니다.”

 

이 교수는 꺼이꺼이 울면서 이불 보따리를 짊어지고 타박타박 남산골로 향했다. 그곳에서 하숙하면서 오로지 미국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연극과 영화를 공부했다. 지금은 원로 연기인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최종원, 김동현, 그리고 연출가 한태숙 등과 함께.

 

이 교수는 얼마 뒤 뜻하지 않게 평생 자신을 믿어준 아버지를 속이는 일을 벌이게 된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적을 두고 아버지 동랑이 설립한 학교에서 강의하던 유세 교수로부터 편입 제안을 받고 아버지에게 알렸다. 고향의 아버지는 이번에도 흔쾌히 막내의 요청을 받아줬고 주저하지 않고 등록금을 부쳤다. 그러나 유세 교수가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나서 동국대 편입은 ‘없었던 일’이 돼 버렸다.

 

‘철없던 막둥이’는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알릴까 끙끙대다가 ‘잔머리’를 굴렸다. 아버지에게 동국대에 편입했다고 거짓말하고 등록금으로 서울 명동 유네스코 건물 옆에 10평짜리 사진 스튜디오를 차린 것. 어영부영 다시 사진의 세계, 고생문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는 서라벌예대 사진과 친구들과 함께 밤낮으로 사진과 살았다. 임대료를 내기 위해 밤에는 부근 현상소에서 일을 해야 했지만 대한민국 사진역사에 굵직한 성과를 냈다. 명동 양복점의 협찬을 받아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에서 국내 첫 ‘광고사진전’을 연 것.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구분이 명확하고 광고사진을 홀대하는 경향이 큰데 그때는 훨씬 심했지요. 선진국에서는 세계적 사진작가들이 멋진 광고사진을 찍지요. 베네통은 올리비에르 토스카나가 찍은 연작 사진으로 세계적 위치로 브랜드를 격상시키지 않았습니까?”

 

남성 캐주얼웨어 위크엔드의 모델로 나온 이재연 모델라인 대표. 지금도 이재길 교수를 은인으로 생각한다.


첫 광고사진전을 여는 과정에서 ‘스타’가 탄생했다. 이 교수는 명동의 유명 음악다방 ‘꽃다방’ 지배인이었던 미남의 ‘주먹 형님’에게 사진전의 모델을 요청했다. ‘형님’은 대학생의 당돌한 요청에 기분 좋게 응했다. ‘형님’의 멋진 모습은 사진 속에서 빛났고 각종 잡지의 모델 요청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가 바로 현재 패션모델계의 대부로 불리는 이재연 모델라인 엔터테인먼트 회장이다.


다른기사 보기

[섹스 파이오니아②] "누드사진, 한국은 눈감고 일본은 호평"

[섹스 파이오니아③] "누드사진, 언제쯤 예술로 인정받을까요?"


이성주 기자 stein33@bodiro.com

저작권ⓒ '건강한 성, 솔직한 사랑' 속삭닷컴(http://soxak.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 오래된 걸작 영화를 보는 기분이네요. 다음 기사도 기다리겠습니다!
Thumb 1593591084.1134956
연관 콘텐츠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누드사진 1세대' 계명대 이재길 교수 정년회고전

    우리나라 누드 사진 1세대인 계명대 이재길(65) 교수가 정년을 맞아 오는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극재미술관에서 정년 회고전을 연다. 이 교수는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누드사진계를 일군 개척자였다. 일찍이 광고사진계의 거물이던 그는 1970년대 말부터 상업사진의 영역이 아닌 작가주의적 작품을 담는데 심취했다. 1985년 패션누드 사진집 《Woman&man》을 펴낸 데 이어 서울 일본문화센터에서 ‘빛과 여인들’ 이라는 주제로 첫 누드사진전을 가졌다. 보수적이던 국내 언론과 사진계에서는 이 교수의 작품 앞에 눈을 감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반응이 달랐다. 한국 여인들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환(幻)》 , 《몽(夢)》시리즈가 연이어 히트했고, 미국, 대만 등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졌다. 이 교수는 국내외에서 35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강호의 대가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 뜨거운 호응을 보이자 국내에서도 서서히 반응이 나타났음은 물론이다. 이 교수의 누드사진은 국내 처음으로 예술작품 저작권, 초상권에 관한 법적 효력의 효시가 되기도 했다. 1988년 국내의 모 잡지사는 일본에서 발간한 이 교수의 작품을 입수해 포르노성 기획이라고 매도하고 주요 부분을 임의로 확대해 출판했다. 이 교수는 저작권 침해와 명예훼손을 주장했고, 잡지사는 공표된 저작물의 시사보도라고 맞섰다. 이 소송은 한승헌 전 감사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례로 이 교수의 변호를 맡고, 이회창 전 총리가 대법원 판결을 내렸다. 여기서 승소하자 사진 비평계에서 이 교수의 작품을 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1999년 계명대 사진미디어전공 교수로 임명된 이후에도 후학을 양성하면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다. 또 2001년 세계 유교문화축제 전시 영상자문위원, 문화관광부 한복 CI 영상물 제작 자문위원, 2002년 한국광고대회 유공 광고인 국무총리 포상, 2005년 경주세계엑스포 자문위원 등을 맡았다. 전시회 첫날인 25일에는 작품집 출간 기념회가 열린다. 그의 회고 작품집에는 사진가로서 현장의 숨결이 담겨있는 작품과 교육자로서 20년간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담겨있다. 전시회는 50년여 년의 작품 활동을 되돌아보는 대표작을 포함해 처음 공개되는 작품 등 12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며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주말에는 휴관한다. 이 교수는 전시회가 끝나면 모든 작품을 계명대에 기증할 예정이다.  다른 기사보기 [섹스 파이오니아①] "누드사진 찍으며 위선과 싸워왔지요"[섹스 파이오니아②] "누드사진, 한국은 눈감고 일본은 호평" [섹스 파이오니아③] "누드사진, 언제쯤 예술로 인정받을까요?"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누드사진, 언제쯤 예술로 인정받을까요?"

    일본 사진계에서는 이 교수의 누드사진이 은은한 동양의 예술미가 서려있는 작품이라고 흥분했다. 일본 사진계가 이 교수의 예술세계를 인정하자, 관망하던 국내에서도 궁둥이를 떼기 시작했다. 1985년 서울에서 《빛과 여인들》 주제의 전시회에 이어 이듬해부터 매년 《환(幻)》 시리즈의 누드사진전이 열렸다. 그러나 누드사진이 눈요기로 여겨지던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에서의 뜨거운 관심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 1988년 여성잡지 《여원》에서 “사진예술작품들, 일본으로 건너가 포르노성 기획으로 둔갑"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 교수의 작품 활동을 비판한 것. 한 마디로 왜인들에게 한국 여자를 포르노 배우로 판다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졸지에 포르노 배우가 된 모델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일본에서 발간한 책을 모두 폐기시키고 《여원》과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누드사진집 소송에는 한국사의 거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 씨의 변호는 당시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한승헌 전 감사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례로 맡았고, 대법원 판결은 이회창 전 총리가 담당했다. 이 교수는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에서 이겼고, 전량 폐기했던 책을 보완해서 사진집 《몽환》을 펴냈다. 사진집의 이 사진집에서는 소설가 최인호, 시인 조병하 등 당대의 문인들이 서문을 썼다. 출판은 국내 최초의 사진평론가 김승곤 씨와 부인 임향자 씨가 운영하는 타임스페이스 출판사에서 맡았다. 명예 회복 전시회도 열었다. 비로소 우리나라 사진비평계에서도 이 교수의 작품세계가 한복과 여체가 어울린 ‘한국적 누드사진’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소송에서 이기면서 지명도가 올라갔다고나 할까요? 남대문시장 의류회사들의 패션사진 주문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유학파가 찍은 사진은 예술 취급을 받고, 토박이 사진작가가 찍은 것은 포르노 취급을 받는 현실에 대해 회한이 밀려왔지요.” 1993년에 그는 후배인 당시 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의 소개로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로 유학을 떠났다. 막상 뉴욕에 가보니 SVA는 이 교수를 알아봤다. 학교 측은 “우리를 찾아줘서 영광”이라고 반색을 하면서 “4학년으로 편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교수는 《American Myth》 사진집을 내고 소호에서 《Dream and Fantasia》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가 성황이라는 소식은 동아일보 이규민 특파원의 기사를 통해 모국의 신문에 소개됐다. 1997년 이 교수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American Myth》 누드사진전을 열면서 대한민국 사진계로 금의환향했다. 팽팽한 자신감으로 충무로에서 대형 스튜디오를 열었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터졌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가 닥친 것. 이 교수가 확보한 패션회사들이 줄줄이 부도가 났고 고객들은 발길을 끊어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했다. 그러나 하늘은 시련과 함께 살 길을 던져준다고 했던가? 어느 날 아침 화장실에서 동아일보 지면을 펼쳤다가 계명대 사진학과 교수 모집공고를 본 것이었다. 부랴부랴 마감일을 맞춰 17번째로 원서를 접수했고, 며칠 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계명대 신일희 총장이라고 합니다. 내일 아침에 서울시청 앞 백남빌딩에서 볼 수 있겠습니까?” 신 총장은 약속장소에서 몇 분 동안 이것저것을 묻더니 말했다. “우리 학교로 오소!” 이 교수는 몇 년 뒤까지 대학교수 채용 면접은 그렇게 보는 줄 알았다. 이 교수는 80년 중반부터 30년 가까이 교직에 있으면서 뉴욕, 도쿄, 베이징, 타이베이 등 해외 초대전을 비롯해서 30여 회의 누드사진전을 연 ‘강호의 대가’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누드사진에 대한 편견을 씻어내지 못하고 교직을 떠나는 것이 아쉽다. “벌거벗은 몸을 찍는다고 누드사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외국 모델 옷 벗겨서 찍고는 누드사진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누드사진에는 원천적 예술정신, 작가의 주제 구상. 모델 선정의 노력, 작가와 모델의 소통 등이 녹아있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누드사진 작가도 모델도 드물다는 것. 이 교수는 사진계에서 다큐 사진만 쳐주고 인물, 누드 사진은 여줄가리로 여기는 경향이 안타깝다.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는 에로티시즘을 추구하는 작가도 적을뿐더러 비평도 부족하다. 이러다보니 한국누드사진가협회에 속한 회원은 200명이 넘지만 대부분 아마추어 작가들이다. 누드모델은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 교수에 따르면 누드사진이 예술로 대접받고 있는 외국에서는 일반인이 벗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며 심지어 지역 주민 전체가 벗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힘들게 구한 모델도 누드사진에 대한 이해가 얕아서 좋은 작품을 찍기가 힘들다. 모델의 포즈가 획일적이고 깊이가 없으며 몸에서 체취가 나는 모델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 “대학교수가 되자마자 서양화과를 설득해서 서양화 누드모델들이 사진실습도 같이 하게끔 했지요. 그러나 2년 만에 사진 모델은 안하겠다고 합디다. 모델조차 누드사진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셈인데 아직까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 교수가 미국에서 《American Myth》를 완성할 때 커피숍에 모델을 구한다는 쪽지를 붙이자 예일대 박사 과정의 여성이 콜롬비아 대 교수인 남편과 함께 왔다. 모델 후보는 이 교수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흔쾌히 옷을 벗었다. 그는 하루 200여 달러를 받고 미국 남서부 지역을 같이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작가와 모델의 지적 교류는 뛰어난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교수의 사진사(寫眞史)는 중3때 까까머리 친구가 찍은 사진에 혼이 빼앗겨 사진의 세계로 들어온 지 50여 년이 흘렀다. 올 가을 회고전에 전시될 사진을 고르면서 사진들에 서려있는 기억들이 떠올라 콧잔등이 시큰해지거나 얼굴이 붉어지곤 한다. 편견과 위선에 맞서 광고사진과 누드사진의 지평을 넓혔지만 가슴 한 구석에 꿈틀대는 아쉬움을 떨칠 수는 없다. 아직 전문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누드사진의 아름다움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누드사진의 예술정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은 ‘성’은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우리 사회의 터부 때문일까? 이 교수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우리나라의 성이 미국보다 더 건전하다고 할 수가 있을까요? 우리 성문화가 위선적이고 이중적이지 않습니까? 자신이 성에 대해 윤리적으로 자신감이 없기에 인간본성을 똑바로 볼 수가 없고, 부정적 시각으로 누드사진을 재단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 교수 연구실에 켜켜이 쌓인 사진, 벽에 걸린 누드사진들의 여체가 “그래요!”라고 온몸으로 동의하는 듯하다. 이 교수 둘레로 동양미 그득한 누드사진들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다른 기사 보기 [섹스 파이오니아①] "누드사진 찍으며 위선과 싸워왔지요" [섹스 파이오니아②] "누드사진, 한국은 눈감고 일본은 호평"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누드사진, 한국은 눈감고 일본은 호평”

    이 교수의 명동 생활은 밤낮없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이 땅에 광고사진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는 뿌듯함으로 끼니를 잊고 일했다. 더러 자신을 철석같이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버지에 대해 죄책감이 고개를 들곤 했지만, 사진에 대한 뜨거움이 그것을 덮었다. 그러나 거짓말은 오래 갈 수가 없었다. 이 교수의 아버지는 사진의 무릉도원에 빠져 연락이 끊긴 막둥이를 찾으라고 며느리에게 SOS를 쳤다. 형수는 기신기신 시동생을 찾아왔다가 깜짝 놀랐다. 막둥이의 얼굴이 반쪽이 된 것. 이 교수는 밤낮없이 일하느라 자신이 폐결핵과 급성간염에 걸린 것도 모르고 있었다. 황달을 지나 흑달이 와 온몸이 거무튀튀했다. “병원에서는 오래 못 살 것 같다고 진단했고 곧바로 귀향할 수밖에 없었지요. 동대구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아버지는 맨날 교통비가 아까워 걸어 다니시거나, 버스를 타시든 분이었는데 아무 말도 없이 택시를 잡았습니다. 곧바로 대구시내에서 사촌매형이 원장으로 있는 이철상내과의원(현 대한내과)으로 향했지요. 그 길이 참 멀게 느껴졌습니다.” 이 교수는 서울 의사의 말과 달리 건강을 되찾았다.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는 아버지와 지극 간호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꼭 일어서야 했다. 어머니가 칠성시장에서 사온 개고기와 돼지고기를 꾸역꾸역 먹으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사촌매형이 주치의가 된 것도 행운이었다. 이 원장은 대구 경북지역에서 위 질환과 결핵 치료의 손꼽히는 명의였다. 병원에 위내시경 장비를 설치하고 원내 현상소에서 직접 사진을 현상해서 환자 치료에 쓸 정도로 최신치료에 앞장선 의사였다. 이 교수는 몸을 꿈적이게 되자 다시 카메라를 찾아 친구인 권중인 전 경성대 교수의 집 2층 창고에 스튜디오를 차렸다. 그는 우연히 자신에 버금가게 사진에 미친 박 매리 다니엘 수녀를 만났다. 수녀는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의무기록학과 사진학을 공부했고 대구에서 개인전을 열고 싶어 했다. 이 교수는 미국 유학길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일념에 수녀를 도왔다. 이 교수의 사진 활동이 얼마나 적극적이었던지, 수녀가 속한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의 서 안셀모 수사가 후원자로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시가 400만 원대의 독일제 린호프 카메라를 사주기까지 했다. 당시 봉급쟁이가 1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살 수 있는 고가품이었지만, 미래의 세계적 사진작가를 위해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야근해서 갚아라!”며 선물한 것. 다니엘 수녀는 더 큰 선물을 줬다. 수녀는 이 교수에게 자신의 수양동생을 소개시켜줬고, 두 사람은 사랑을 싹틔워 결혼에 이르렀다. 이 교수는 결혼비용을 아껴서 이듬해인 1977년 충무로로 복귀했다. 오로지 광고사진으로 우뚝 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그는 삼성, 코오롱 등의 홍보실에 무작정 찾아가서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물량을 따냈다. 마침 우리나라에 기성복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여서 수요가 넘쳤다. 광고사진을 찍는 사진작가가 부족할 때여서 이 교수의 주가는 올라갔다. 《멋》 《여원》 등 잡지에서 화보 요청이 밀려왔다. “그런데 말입니다, 기업에서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찍새’로 보는 겁니다. 미국 패션잡지 《보그》의 페이지를 찢어서 ‘이렇게 찍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돈은 벌었지만 작가정신이 상처를 받았다고나 할까요? 제 작품을 찍고 싶었습니다.” 이 교수는 1970년대 말부터 패션사진과 함께 누드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일본 오키나와로 ‘원정’을 가서 찍은 작품으로 1985년에 패션누드 사진집 《Woman & Man》을 펴냈다. 이 사진집은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분도인쇄출판사에서 밤샘 작업 끝에 나왔다. 천주교 수도원에서 누드사진의 예술성을 인정하고 인쇄를 결정한 것.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과 사진계에서는 한국미를 표현한 누드사진 작가의 출현에 눈을 감았다. 이 교수의 작품들은 일본에서 먼저 화제였다. 일본 사진전문지 《포토자폰》에서 15쪽에 걸쳐 특집으로 소개했고, 일본문화원에서는 《빛과 여인들》이란 제목으로 누드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일본 팬탁스 포럼 초대전에서는 한국여인들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환(幻)》 시리즈가 소개됐고 일본 최대 출판사 코뷴샤(光文社)에서 이 교수의 사진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한국의 예술미를 표현한 누드 사진작가가 탄생했지만,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먼저 호평을 받은 것이다. 다른기사 보기 [섹스 파이오니아①] "누드사진 찍으며 위선과 싸워왔지요" [섹스 파이오니아③] "누드사진, 언제쯤 예술로 인정받을까요?"

인기 콘텐츠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남성 10명 중 1명은 사정통 경험…왜?

    사정 중 또는 사정 직후 통증을 느끼는 사정통으로 고통 받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종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들의 약 1~10%가 사정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립샘암을 앓는 남성들의 약 30~75%가 사정통을 호소한다. 사정통의 증상·원인·치료 등을 정리했다. ◇ 증상 = 사정통의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사정 도중 또는 직후의 통증 외에도 음경·방광·고환 주변의 통증, 사정 직후 소변 볼 때의 통증을 꼽을 수 있다. 증상은 적게는 몇 분에서부터 많게는 24시간까지 지속된다. 통증도 가벼운 것부터 매우 심한 것까지 다양하다. ◇ 원인 = 사정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전립샘염·전립샘비대증(BPH) 등 전립샘 관련 질병이다. 또 우울증 치료제 등 약물 치료, 우울증·불안장애·스트레스 등 감정적인 문제와 연인 또는 부부 관계의 문제도 사정통을 일으킬 수 있다. 생식기 또는 골반 수술, 생식기관의 하나인 정낭샘의 결석도 원인이 된다. 클라미디아·트리코모나스증 등 성병과 당뇨병 등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 척추 손상, 수은 중독 등도 사정통의 원인으로 꼽힌다. ◇ 사정통과 배뇨통 = 사정통을 경험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소변을 볼 때 통증, 즉 배뇨통도 느낄 수 있다. 전립샘염·BPH·클라미디아·트리코모나스증 등이 그 원인이다. 사정과 배뇨 양쪽에 관여하는 신경과 조직에 손상을 입을 때도 사정통과 배뇨통이 함께 나타난다. ◇ 치료 = 성병 검사, 전립샘 특이항원 검사((PSA) 등 전립샘·골반 검사 등으로 사정통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한 뒤 치료해야 한다. 전립샘염 또는 성병을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의 사용, 원인이 약물일 경우 다른 약물로의 교체, 전립샘 수술, 감정적인 문제와 연인 또는 부부 관계의 개선을 위한 심리치료·생활습관의 변화 등이 검토 대상이다. 치료에 실패하거나 의사가 정확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대체 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통증을 줄이기 위한 섹스요법·골반저근 운동·근육이완제 및 항경련제의 복용 등이 추천된다. ◇ 합병증 = 사정통 자체는 위험하지 않으나, 남성의 생활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 사정통을 호소하는 남성들은 성관계에 대한 의욕 상실, 연인 또는 부부 관계의 문제, 수치심과 자존심 문제, 생식에 대한 우려 등 합병증에 해당하는 많은 증상을 보인다. ◇ 진료 및 전망 = 비뇨생식기 건강이나 사정 장애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를 서둘러 증상의 심각한 악화를 막아야 한다. 사정통은 대부분 쉽게 치료되고,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정으로 통증을 느끼는데도 입을 꾹 다물고 참아선 안 된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온라인 데이트, 오프라인 데이트보다 실속있다

    오프라인 데이트보다는 온라인 데이트를 하는 남녀가 더 빨리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스터디 파인드’는 세계 최대 온라인 데이트 웹사이트인 ‘틴더’(Tinder)의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완벽한 배우자를 마냥 기다리고 있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선택한 육체적으로 매력 있는 사람과 데이트할 경우 연인 또는 배우자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틴더는 자사 웹사이트 가입자를 비롯해 최근 온라인 데이트를 한 밀레니얼 약 9천 명을 대상으로 충실도·의사소통·인식 등 데이트 관련 문제를 설문조사했다. 그런 뒤 이들과 오프라인 데이트만 하는 사람들·다른 웹사이트 이용자들을 비교, 분석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트하기가 어렵다“고 답변한 비율은 오프라인 데이트 남성의 경우 30%에 달했으나, 온라인 데이트 웹사이트 틴더를 이용하는 남성의 경우는 9%에 그쳤다.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는 비슷했다. 또 데이트를 시작한 지 3개월 안에 파트너와 사랑에 빠지는 비율은 틴더 이용 남녀(35%)가 오프라인 데이트 남녀(30%)보다 더 높았다. 데이트를 주 2회 이상 하는 비율은 온라인 데이트 남녀(63%)가 오프라인 데이트 남녀(52%)보다 훨씬 더 높았다. 이는 틴더의 홍보라는 점에서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으나, 일부 학술조사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회학자 마이클 로젠필드는 “틴더 가입자 등 온라인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에 못지않게 장기적인 유대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사랑에는 육체적인 매력 외에도 중요한 점이 많지만 “눈은 심장의 정찰병”이라는 낭만적인 옛 속담도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부부싸움 후 복통·소화장애…이유 있다(연구)

    부부싸움을 험악하게 하는 사람들은 ‘장 누수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가 건강한 부부 43쌍을 대상으로 ‘적대감과 장내세균·혈류 염증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다. 참가자들은 결혼생활을 3년 이상 한 24~61세 커플들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토론 중 더 적대적인 행동을 보인 남녀는 ‘장 누수 증후군’의 생물학적 표지자인 ‘LPS-결합 단백질’(LBP)의 혈액 내 수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싸움을 험악하게 하면 LBP 수치가 높아져 ‘장 누수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장 누수 증후군’(Leaky Gut Syndrome, LGS)은 강한 스트레스·식물섬유가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 등으로 내장의 투과성이 높아지는 질병이다. 이 때문에 소화가 덜 된 음식물과 박테리아·독소 등이 혈류로 쉽게 들어오게 되고, 이는 알레르기 등 각종 면역질환과 만성 염증의 원인이 된다. 특히 잦은 소화 불량과 설사·변비 증상을 일으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또는 다른 기분장애를 앓은 병력이 있는 사람들도 혈중 LBP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LBP 수치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참가자들은 이 수치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 참가자들보다 염증의 주요 생물학적 표지자인 ‘C 반응성 단백’ (C-reactive protein)의 수치가 7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높으면 각종 염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재니스 키콜트-글레이저 교수(행동의학연구소장)는 “순탄치 못한 결혼과 건강 이상의 관계를 규명한 첫 연구”라고 말했다. 그녀는 “일상적인 결혼 스트레스는 일부 사람들의 장 속에 변화를 일으키며, 이는 염증과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적대감은 순탄치 못한 결혼 생활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이는 부정적인 생리적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키콜트-글레이저 교수는 통상 자신의 주요 지지자인 배우자가 부부싸움에서 돌변하는 태도를 보이면, 결혼 스트레스는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팀은 ‘적대감과 장내세균·혈류 염증의 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돈과 시부모·장인장모와의 갈등을 주제로 적극 토론하게 했다. 그리고 이들의 상호작용을 약 20분 동안 비디오로 촬영했다. 연구팀은 또 참가자들의 운동자 굴림·파트너에 대한 비난 등 적대적 요소에 중점을 두고, 언어적·비언어적인 부부싸움 행동을 정밀 분석했다. 이와 함께 상호작용 전후에 각각 참가자들의 혈액을 뽑아 검사했다. 앞선 여러 연구에서도 순탄치 못한 결혼 생활은 각종 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부부 간의 불화는 상처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우울증·심장병·당뇨병 등 염증과 관련된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이 내용은 ‘정신신경내분비학’저널에 발표됐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하룻밤 사랑' 후회하는 이유 ,남녀 간 달라(연구)

    ‘원나잇 스탠드’는 후회나 자책의 감정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이는 남성과 여성 간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이유는 남녀 간에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롭다. 연구팀의 결론은 남자는 하룻밤 상대를 다시 만나는 걸 피하려 하는 마음이 강하고 여자는 너무 빨리 헤어지는 것에 마음을 다친다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연구로는 이번이 첫 번째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의 심리학자 레이프 에드워드 켄나이르 교수는 브라질과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의 30세 미만 남녀에게 잠자리를 가진 다음 날의 감정이 어땠는지를 물었다. 연구팀은 무가치함, 불안감, 거절당했다는 감정, 부끄러움. 죄책감, 동정심, 좌절감 등 23가지의 감정 상태로 분류해 물었는데 남자는 한 가지 이상의 감정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79~84%인 데 비해 여자는 86~89%였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이들이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남녀 간에 크게 달랐다. 남자는 하룻밤 상대로부터 멀리 벗어나려 하는 마음이 컸고, 여자는 상대방과 좀 더 가깝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좌절당했기 때문인 것이 컸다. 이 같은 ‘성차’는 성에 대한 남녀 간의 전략의 차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남자는 상대방과 장기간 관계를 맺을 만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금방 떠나려 하고, 여자는 섹스에 있어서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며 그래서 한 번 맺은 관계를 더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욕망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진화 행동과학(Evolutionary Behavioral Sciences)’ 저널에 실렸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발기력을 강화하는 비결 5가지

    ‘비아그라는 잊어버려라.’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비결은 여러 가지다. 약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식생활과 일상의 습관을 바꾼다면 발기력을 개선할 수 있다. 발기력 향상을 위한 5가지 비결을 소개한다. 1. 금연하라 미국 켄터키 대학의 연구팀이 남성들에게 자신의 성생활에 1부터 10까지 등급을 매겨보게 했는데 흡연자들은 평균이 5인 반면 비흡연자들은 9였다. 흡연은 발기부전의 원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 여럿 있다. 2. 커피를 많이 마셔라 카페인에는 ‘남성’을 향상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커피는 신진대사를 촉진해줄 뿐만 아니라 혈류의 흐름을 활발히 해주며 섹스 시간을 늘려준다. 뜨거운 커피는 축적 지방의 배출을 늘려 잠자리에서의 에너지를 높여준다. 3. 운동하라 당뇨병을 앓는 남성의 절반 이상이 발기부전이다. 당뇨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운동이다. 4. 정관 수술을 하라 뜻하지 않게 아이를 갖게 될까 봐 불안하다면 정관수술을 받아라. 전문가들은 “일부 남성들, 특히 과거에 임신 조절을 못해 아이를 낳게 된 남성들은 섹스에 대한 불안 때문에 발기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5. 하품을 자주 하라 하품과 발기력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똑같이 질산이라는 화학물질에 의해 통제된다. 뇌에서 이 물질이 분비되면 입을 열고 하품하는 것을 조절하는 뉴트런으로 향하거나 남성 성기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 쪽으로 가게 된다. 즉 하품하면 발기로 이어지는 신경화학물질의 통로를 열어준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성적 판타지, 침실에서 중요한 이유

    부부 관계에서 성적 판타지(성적 환상)는 매우 중요하다. 성적 판타지는 성애물과 음란한 말, 역할극 등의 형태로 소비된다. 이 때문에 성적 환상은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변태적인 사람들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섹스·관계 전문가들은 판타지가 모든 커플의 성생활에 중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인다. 관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성적 판타지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 성적 판타지는 침대에서 왜 중요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적 판타지에 대해 편협한 시각을 갖는 경향이 있다. 혼자 꿈꾸는 백일몽 같은 것 또는 특별한 복장을 하고 역할극을 하는 변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판타지는 사실 거의 모든 성행위의 일부다. 성관계를 실제 갖기 전에 음란한 문자를 주고받는 행위로부터 파트너와의 다양한 성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는 일상적인 성관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성행위일 따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 교육자 이언 커너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판타지는 성욕을 돋우고 오르가슴의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이죠. 두뇌는 가장 큰 성기이고, 남녀는 사실상 오르가슴에 이르는 길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불행히 커플들이 항상 성적인 상상력을 함께 발전시키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커플들이 함께 판타지를 자극하는 방법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죠.” 성 교육자 겸 연구자인 자나 박사는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성관계 중 판타지가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판타지는 ‘정체성으로서의 성’(섹슈얼리티)을 탐색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성적 만족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녀의 말이다. “성적 판타지는 마음의 양식이 되고,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줍니다. 상상력과 놀이 능력은 훌륭한 섹스에 필수적이죠. 좋은 성관계의 열쇠는 육체적인 움직임을 마스터하는 게 아니라, 파트너의 정서적·지적 요소를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그게 많은 사람들이 BDSM(구속·지배·가학·피학 성행위)와 역할극에 끌리는 이유입니다. 이는 어떤 장면의 단순한 육체적 감각이 아닙니다. 지배적인 파트너와 복종하는 파트너 사이에 발생하는 정서적인 역학에서 계산되고 통제된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성관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 유혹이 주는 재미를 되찾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부부관계가 일단 신혼 단계를 벗어날 경우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린다. 성관계는 여전히 즐거움을 줄지라도, 판에 박힌 일상의 하나로 전락한다. 하지만 성적 판타지를 통해, 놓칠 수도 있는 것들에 대한 환상을 지어낸다면 옛 감각을 재창조할 수 있다. 헌신적인 파트너와의 성관계를 위해 유혹은 새로운 체위, 역할극 또는 새로운 섹스토이의 추가, 색다른 옷차림 등 신선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안 박사는 “여성들이 유혹의 기술에 더 능숙한 경우가 종종 있지만, 남성이 여성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훌륭한 성관계는 미소 또는 웃음을 짓게 하도록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며 “유혹을 하려면 웃음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성 교육자 겸 성 활동가인 트리스탄 타오르미노는 “판타지와 탐험으로 가득한 흥미로운 공간인 침실에서 재미를 되찾아야 한다”며 “무장을 완전 해제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우리의 관계는 쑥쑥 크게 마련”이라고 밝혔다. ◇ 성적 판타지가 여성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문화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볼 때 야한 옷차림과 유혹적인 행동은 주로 여성들에 의해 이뤄진다. 자라 박사가 말했듯이, 여성들은 배란기에 눈에 잘 띄는 빨간색이나 분홍색 옷을 입고 자신들이 임신 가능하다는 신호를 무의식적으로 남성들에게 보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파트너인 남성들도 그 재미를 똑같이 공유할 수 있을까? 트리스탄 타오르미노는 “여성들은 파트너를 유혹하거나 정열의 불꽃을 되살리기 위해 란제리, 섹시한 속옷, 역할극 복장을 입는다”며 “이런 것이 남성들에게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파트너에게 유혹당하길 좋아하는 여성들은, 어떤 남성이 성관계를 위해 옷차림에 신경 쓴다는 것을 알면 진짜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안 커너 박사는 “시력은 중요한 관능적인 통로이며, 남성들이 란제리를 좋아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트너가 어떤 속옷을 입고 있는지 생각하거나 그 모습과 관련해 환상을 갖는 것은 그 자체가 강력한 최음제”라고 강조했다. 자나 박사는 “친구들보다 옷을 더 잘 입는 남성들은 여성의 관심을 끌게 마련이고, 정장이나 턱시도 등 예복을 완벽하게 차려입은 남성을 본 여성은 그 남자의 스타일에 유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성적 판타지는 ‘만들 때까지 만든 척 하기’ (fake-it-til-you-make-it) 해야 한다.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성생활에 많은 영감과 성적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옷차림과 유혹적인 행동, 침대에서의 다양한 역할 모색 등으로 파트너와 함께 판타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속삭을 만나보세요
속삭
Original 1628810363.5313268
Original 1628810343.8052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