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현의 이주의 性용어: 빼박
‘이거 정말 빼박이네!’라는 말에서 빼박은, 빼지도 박지도 못한다는 말로 일이 난처한 상황이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을 뜻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빼박에 할 수 없음을 뜻하는 영어단어 Can’t를 붙여 ‘빼박 캔트’라고도 한다.
오래 전부터 나온 이야기에는 ‘빼지도 박지도 못한다’는 말을 두고 간통하는 남녀가 섹스를 하려는 순간 들이닥친 배우자 때문에 어쩌지 못함을 두고 나온 말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또, 신체 기능적 움직임을 고려해 생각하면 여성의 질 근육 경련이 원인이 되어 남성의 성기를 죄어서 뺄 수 없는 상황을 말하는데 의학적으로 ‘바기니무스(Vaginimus·질경련)’라고 한다.
1970년대 중동건설 열풍이 불었을 때 중동 건설에 간 남성의 아내와 그 시아버지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이웃 사람이 헛기침도 없이 문을 여는 바람에 바기니무스가 생겨 두 사람을 이불에 싸서 병원으로 이송한 사건은 유명하다. 당시 시아버지의 음경을 잘라내고 두 사람을 떼어냈다는 ‘괴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바기니무스는 아주 드문 현상은 아니다. 삽입 중 발생했고, 경련의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남녀합체가 돼 병원에 실려 오기도 하는데,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가끔씩 일어난다. 이 때에는 음경을 자르는 수술이 아니라, 여성이 근육이완 주사를 맞으면 곤란한 상황을 탈출(?)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첫날 밤 질경련이 발생해서 삽입이 안되는 경우도 있고, 관계 중 발생해서 더 이상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편, 빼박의 성적인 것과 다른 유래로는 못을 박아야 하는데 못이 휘어져버리니 뺄 수도 박을 수도 없어서 나온 말이라고도 한다.
빼박이라는 표현을 두고 점잖치 못한 유래이니 속된 표현이라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찌할 수 없는 난처하고 곤란한, 명백한 사실을 일컫는 말로 두루 쓰이니 상스러운 표현이라는 생각은 접어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