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 밝히는 남친이 짐승 같다고?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보면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진화해 왔다.

 

남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냥을 하러 간다. 하루 종일 남자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사냥감을 쫓아다닌다. 그리고 사냥이 끝나고 집에 와서 겨우 쉰다.

 

여자는 남자가 사냥을 못 하는 날에는 자식을 쫄쫄 굶겨야 하니까 어떤 집이 사냥을 잘 하는지, 혹시 사냥감이 넘치면 조금이라도 빌릴 수 있도록 다른 여자들과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한다.

 

하루 종일 다른 여자들과 떠들면서, 만일에 대비해서 인맥관리를 한다. 또한 ‘경제력이 있는 남자’가 떠나면 자식들이 굶으므로 남자에게 온갖 아양을 떨고 자신의 배란기를 숨기면서까지 항상 섹스를 제공할 준비를 한다. ‘씨를 뿌려야하는 본능’이 중요한 남자에게 언제든지 자손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냥을 하던 남자는 말을 적게 하고 시각이 발전하는 쪽으로 진화했고, 네트워크와 인맥관리가 필요했던 여자는 말을 많이 하고 청각이 발전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또 경제적인 능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남자는 여러 여자를 거느릴 수 있었고 자식이 자신의 씨인지, 다른 사내의 씨인지를 항상 의심하도록 진화했다. 특히 자손이 재산이던 시절에 남자의 번식력은 중요했다. 사망률도 높았기 때문에 여러 여자를 거느리면서 많은 씨를 뿌리려고 했다. 반면에 여자는 한번 성교하게 되면 적어도 10년 이상 그 자식을 키워야 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남자를 선택했다.

 

되도록 많은 정자를 뿌리기 위해 많은 여자와 섹스를 하려는 남자와 능력이 있는 남자를 선별하고 자신과 자신의 자식을 보호해 줄 남자를 신중하게 선택하기 위해 자주 거절해야 하는 여자가 지구라는 별에서 같이 살게 된 것이다. 성욕이 강한 남자를 짐승 취급할 것도 없고, 항상 거절하는 여자를 미워할 것도 없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인류뿐 아니라 생물의 본성이다.

 

만약에 성욕이 없는 남자와 성욕이 너무 강한 여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사회적인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적응됐거나 또는 임신 6주경에 엄마의 자궁 속에서 테스토스테론의 노출이 유전자의 계획과 반대로 됐을 가능성이 있다. 17%의 여성은 남성의 뇌를 가지고, 17%의 남성은 여성의 뇌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녀는 자손을 퍼뜨리고, 자손을 잘 키우기 위해 남녀가 서로 다르게 진화했고, ‘진화의 결과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다.

 

똑똑한 여자는 남자의 높은 성욕을 더럽다거나, 파트너가 짐승 같다거나 그것만 밝힌다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기본 욕구에 충실한 건강한 남자일 뿐이다. 만약에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면 건강하지 않거나 엄청난 이성으로 진화의 자취를 감추고 있을 뿐이다.

 

배가 고프듯이 남자는 섹스가 고프다. 남자가 대부분 화를 버럭 내는 것은 배가 고픈데 밥을 안 주거나, 섹스가 고픈데 섹스를 할 수 없을 때라고 생각하면 된다. 남자는 여자와 다르다. 그렇게 남자에게는 밥만 잘 주고, 섹스만 잘 해주면 끝이다. 즉 인간의 2대 욕망인 식욕과 성욕만 채워주면 자신의 애를 잘 키우고, 사랑을 받는데 다른 것이 별로 필요 없다.

 

여자가 남자에게 그 두 가지를 채워주지 못한다면,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다른 것은 다 잘하면서 그 두 가지 중에 한 가지를 못 채워 준다면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자신의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뺏길 수 있다.

 

그렇다면 식욕과 성욕을 동물적 수준에서 채워 주기만 하면 될까?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남자는 같은 음식을 계속 먹고 싶어 하지 않고, 같은 여자에게 싫증을 느낀다. 새로운 음식을 해 주어야 밥을 먹고, 새로운 여자처럼 행동해야 발기가 된다.

 

이렇게 치사한 남자의 사랑을 여자는 꼭 받아야 할까? 이렇게까지 노력하면서 꼭 사랑을 받아야 하고, 같이 살아야 할까? 귀중한 것은 잃은 뒤 후회가 남는다. 남녀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거북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자신의 남자를 뺏으려는 여자는 주위에 널려있다. 노력을 해야 뺏기지 않고, 그것도 제대로 된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50세가 넘은 삶에는 등 긁어줄 남자나 여자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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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박혜성 박사는 경기 동두천시 해성산부인과 원장이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 박사를 받았다.
    국립의료원, 서울강남의료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서울대병원에서 불임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대한성학회, 대한여성의학회, 대한불임연구회 정회원.
    (사)행복한 성을 출범시켜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방송, 언론 등을 통해서 성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사랑의 기술》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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