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의 포로 데메테르
딸 페르세포네를 사랑한 데메테르
'데메테르(Demeter).' 로마에서는 '케레스(Ceres)'로 불렀고, 영어로는 '세레스(Ceres)'라고 부르는 그녀는 대지에서 자라는 곡물을 관장했다. 우유나 주스에 타서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의미하는 ‘시리얼(cereal)’이란 단어도 ‘데메테르’의 영어식 이름인 ‘세레스’에서 나왔다. 제과점 이름 중에도 ‘데메테르’나 ‘케레스’가 가끔 눈에 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향수 이름도 ‘데메테르’이다.
데메테르는 제우스의 아들이었던 이아시온(Iasion)과의 사이에서 풍요의 신 플루토스(Plutos)를 낳기도 하고, 포세이돈과의 사이에서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었던 신비한 말 아레이온(Areion)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데메테르’ 하면 떠오르는 이야기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페르세포네(Persephone)에 대한 그녀의 남다른 애착이다.
페르세포네는 ‘딸’이라는 뜻을 지닌 ‘코레(Kore)’ 혹은 ‘코라(Kora)’라고도 했으며, 로마에서는 프로세르피나(Proserpina)로 불렀다. 어느 날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가 페르세포네와 사랑에 빠졌다. 지하세계에서 지상으로 나온 적이 없던 하데스가 언제 그녀를 보고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미스터리다.
어쨌든 하데스는 제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아내로 달라고 간청했다. 부탁을 들은 제우스는 ‘예스’도 ‘노’도 하지 않았다. 딸 페르세포네가 칠흑처럼 어두운 지하세계로 자진해 갈 턱이 없으리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으니까. 그러자 하데스는 제우스의 애매모호한 반응을 허락으로 받아들이고 페르세포네를 납치하기로 마음먹는다.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지하세계의 하데스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이야기에는 세 가지 버전이 있다. 하나는 『호메로스 찬가』이고, 다른 하나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이며, 마지막은 오비디우스의 『로마의 축제일』이다. 그 중 호메로스에 따르면 장성한 페르세포네는 어느 날 수선화 꽃밭에서 놀다가 갑자기 전차를 타고 땅을 가르며 나온 하데스에게 납치되었다.
페르세포네는 납치당하면서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지만 헬리오스(Helios)와 헤카테(Hekate) 여신 외에는 누구도 그것을 듣지 못했다. 태양의 신인 헬리오스인지라, 지상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그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고, 마법의 여신인 헤카테는 깊은 동굴에 살면서 아주 미세한 소리도 감지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녁이 되어도 딸이 돌아오지 않자 데메테르는 딸을 찾아 나섰다. 그때부터 그녀는 신주(新酒) 넥타르와 신식(神食) 암브로시아도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 밤까지 손에 횃불을 들고 딸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맸을 뿐. 드디어 10일째 되는 날 밤 데메테르는 어느 삼거리에서 자신처럼 손에 횃불을 들고 가던 헤카테 여신을 만난다. 데메테르는 그녀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넨 뒤 혹시 자신의 딸을 보았는지 물었다.
그러자 헤카테 여신은 “우연히 페르세포네가 납치당하는 것을 보았지만 범인은 모르겠다”고 시치미를 떼면서 데메테르를 올림포스의 헬리오스의 궁전으로 안내했다. 지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헬리오스의 밝은 눈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데메테르가 딸의 행방을 헬리오스에게 집요하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마지못해 “하데스가 딸을 데려갔다”고 알려주면서 하데스는 자신의 오빠이자 지하세계의 왕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데메테르의 분노와 페르세포네의 귀환
데메테르는 하데스가 딸을 납치한 사실에 경악했다. 너무나 낙담한 나머지 더 이상 신들과 같이 지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도 자신을 알아볼 수 없도록 행색이 초라한 노파로 변신해 인간세상을 떠돌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아테네 옆의 엘레우시스(Eleusis)까지 와서 파르테니온(Parthenion)이라는 샘가에 있던 올리브 나무 아래서 쉬고 있었다.
때마침 엘레우시스의 왕 켈레오스(Keleos)의 딸들이 물을 긷기 위해 샘물가로 왔다. 깊은 시름에 잠긴 노파를 발견하고는 그녀의 이름과 방랑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데메테르는 자신은 크레타출신의 도소(Doso)라는 사람인데 해적에게 납치되었다가 오늘 간신히 탈출했다고 둘러댔다.
켈레오스의 딸들은 노파가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녀를 아버지의 궁전으로 초대했다. 데메테르는 메타네이라(Metaneira) 왕비의 진심어린 환대를 받았지만 어떤 것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 와인마저도 거절한 채 다만 물과 곡식을 섞어 만든 키케온(Kykeon)이라는 음료수만 마시며 내내 깊은 슬픔에 젖었다. 이암베(Iambe)라는 이름의 궁전 시녀가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진한 농담을 던지자 잠깐 미소를 지었을 뿐.
켈레오스의 궁전에서 이렇게 며칠을 머물던 데메테르는 왕자 데모폰(Demophon)을 돌보는 일을 떠맡았다. 왕비 메타네이라가 이 노파에게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데메테르는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왕비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왕자 데모폰을 무적의 몸으로 만들어줄 생각으로 낮이면 그의 몸에 암브로시아를 발라주었으며, 밤이면 그의 몸을 불에 그슬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메타네이라는 우연히 노파가 아들의 몸을 불에 그슬리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노파가 자신의 아들을 불태워 죽이려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적반하장의 반응에 분노한 노파는 자신의 정체를 밝힌 다음 왕비에게 자신을 살인자로 오해한 벌로 엘레우시스에 자신의 신전을 세우라고 명령한다.
이후, 데메테르는 딸이 납치당하도록 방조한 제우스도 손을 좀 봐주기로 결심하고 세상의 곡물들을 돌보는 일을 그만둔다. 데메테르가 손을 떼자 세상은 황폐해지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흉년으로 인간들은 기아에 시달린다. 제우스는 이 세상에 신들만 남게 돼 인간들이 바치는 제물을 즐기지 못하게 될까 두려웠다. 결국 제우스는 하데스에게 헤르메스를 급파해 페르세포네를 당장 데메테르에게 돌려보내라고 명령했다.
하데스는 이제 꼼짝없이 제우스의 뜻에 따라야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는 아주 용의주도했다.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미리 손을 써놓은 것. 페르세포네를 납치해올 때 마차에서 그녀에게 석류 몇 알을 건넸던 것이다. 딸이 귀환하자 데메테르는 제일 먼저 “지하세계에서 먹은 게 없는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석류 몇 알을 먹었다”고 고백했다. 데메테르는 지하세계의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으면 지상에 온전히 머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몹시 곤혹스러워했다.
결국 제우스가 중재안을 내놓았다. 페르세포네를 1년의 3분의 1은 지하세계에서, 3분의 2는 어머니 품에서 지내도록 하자는 것. 그러자 하데스는 데메테르가 다시 대지를 돌보는 조건으로 그녀와 합의를 보았다. 여기서 페르세포네가 어머니에게 돌아가는 것과 다시 지하세계로 가는 과정은 다름 아닌 ‘식물의 순환과정’을 상징한다.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에 있을 때는 식물이 성장을 멈추는 겨울을, 어머니 곁에 있을 때는 식물이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봄, 여름, 가을을 의미한다.
‘지독한 모성의 화신’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 그녀의 사랑법
데메테르는 대지와 곡물의 여신이다. 모든 식물과 동물을 먹여주고 키워주는 어머니이다. 특히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페르세포네는 그녀의 가장 중요한 존재의 이유. 하데스에게 딸이 납치되자 그녀는 자신이 돌보아야할 대지와 곡물을 내팽개치고 딸을 찾아 헤맸다. 그러자 대지는 황폐해졌고 곡물은 자라지 못해 흉년이 들어 굶어죽는 인간과 가축들이 속출했지만, 그녀는 딸이 돌아오기 전까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어떨까. 데메테르 여신처럼 어머니가 되고 싶은 욕망이 아주 강렬하다. 한마디로 지독한 모성의 화신. 그녀에게는 어머니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 목표가 그녀의 일생을 좌우한다. 그녀는 자식들이 결혼해도 영원히 곁에 두고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남자친구나 남편을 아들처럼 대할 수 있다. 그들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보호하고 보살펴주어야 할 자식처럼 여기는 것이다. 마치 데메테르 여신이 청년 이아시온에게 반하여 풍요의 신 플루토스를 낳은 것과 같은 이치다.
철부지 아들 같은 남자친구는 어머니 같은 그녀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다. 그들 사이에 나이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여자가 남자보다 나이를 많이 먹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녀는 아직 어린애처럼 미성숙하고 세상을 모르는 남자친구를 돌봐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팽배해 있어 온 정성을 다해 그를 뒷바라지할 수 있다. 남자친구는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밀어주는 그녀에게 순정을 바칠 수 있다. 특히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결혼하여 아이들이 생기면 모든 사랑이 남편으로부터 아이에게 옮겨가 쏠릴 수 있다.
한량 아들이 어머니에게 그렇게 행동하듯이,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가 지니는 ‘거절 못하는 성격’을 간파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하여 등골을 빼먹는 나쁜 남자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남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일을 할 의욕도 없으며, 만날 놀고먹으려는 건달이다. 그는 그녀에게 순정을 바치지도 않고 자신에게 한없이 베풀어주는 그녀에게 조금도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에게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 친구나 아내는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수단일 뿐. 그는 ‘이런 여자는 끈질기게 요구하면 반드시 들어줄 수밖에 없는 노예근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항상 강하게 밀어붙임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데메테르는 인간들에게 농경기술을 가르쳐주어 풍성한 곡물의 수확을 안겨준 신이다.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자신이 수확한 곡물로 음식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것을 최대의 행복으로 여길 수 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좋은 어머니가 된 것처럼 흐뭇해할 수 있다. 노숙자들에게 아낌없이 식사를 대접하는 여자들도 바로 데메테르 여신과 ‘접신’한 경우인지도 모른다.
이런 뜻에서,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자식을 낳아 진짜 어머니가 되고 싶어 하는 여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들에게 베풀고 싶은 욕망이 강한 여자도 이런 유형이다.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 상대가 누구든지 자신의 보살핌을 받아야할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언제나 누군가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을 수 있다.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항상 관심을 쏟을 대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원하지도 않는데 그를 도와주려할 수도 있다. 그가 어떤 일을 하던 그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꼭 필요하다며 전문가요 감독관임을 자처할 수 있다. 이 바람에 지나친 배려와 관심으로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그녀의 ‘집중관리’를 받는 사람은 자칫하면 자신감이나 독립심을 상실하고 그녀에게 한없이 의존하게 된다. 그들이 더욱 사려 깊다면, 그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계속 의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의도적으로 연출할 수도 있다.
데메테르 유형의 여자는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부탁받을 수도 있다. 부탁받은 일이 너무 힘들어 분노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분노를 결코 표출하지 않는다. 항상 안으로 삭인다. 심지어 분노한 자신을 스스로 나무라며 더욱 더 애를 써 부탁받은 일을 완벽하게 해주려 할 수 있다.
이런 그녀는 우선 분노를 마음속에 담아두기보다는 밖으로 표출해야 한다. 무리한 부탁을 받았을 때는 “안 돼”라며 거절할 수도 있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자신의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 남의 욕구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데메테르 유형의 역사적인 인물로는 나이팅게일(Nightingale)이나 마더 테레사(Mother Teresa) 등을 들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유모나 할리우드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의 캐럴 코널리(핼렌 헌트)도 전형적인 데메테르 유형이다. 특히 캐럴은 아들 하나를 키우는 싱글 맘으로 레스토랑의 종업원인데, 손님들에게 아주 친절하다. 그녀는 누구나 싫어하는 골칫거리 단골손님 멜빈 유달(잭 니콜슨)에게도 아무 거리낌 없이 식사 서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종업원이다.
로맨스 소설 작가인 멜빈은 한 마디로 강박증 환자다. 길거리를 지나갈 때도 다른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스치지 않으려 하며, 식당에 올 때도 자신이 사용할 포크와 나이프를 직접 가져온다. 식탁도 반드시 앉던 자리에만 앉으며,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손을 몇 번이나 씻는다. 심지어 비누도 한 번만 쓰고 쓰레기에 던져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멜빈이 레스토랑에 들어와 자칭 자기 ‘지정석’에 앉아 식사를 하던 남녀 손님을 모욕을 주어 쫓아버린다. 이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 자리에 앉아 비닐에 싸인 포크와 나이프를 꺼내놓으며 식사준비를 한다.
그러자 멜빈에게 다가온 캐럴은 상냥한 목소리로 “앞으로 한 번만 더 이런 일이 생기면 레스토랑에 출입을 금지시키겠다”며 지배인의 경고를 전한다. 이 말을 흘려들은 멜빈은 계란 노른자 프라이 3개를 비롯하여 소시지 2개, 베이컨 6개, 프렌치 프라이, 마지막으로 커피에 설탕과 프림을 잔뜩 넣어서 갖다 달라고 주문한다. 캐럴이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먹다가는 죽겠다고 농담을 하자 멜빈은 “우리는 전부 죽어, 너도, 나도, 그리고 네 아들도 말이야”라고 대답한다.
바로 이 순간, 캐럴은 갑자기 정색을 하며 한동안 멜빈을 노려보다가 “만약에 내 아들을 한 번만 더 들먹이면, 그때는 여기서 식사를 못할 줄 알아, 알아들었어?”라고 호통을 친다. 멜빈이 돌변한 캐럴의 태도에 당황한 나머지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자, 캐럴은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치면서 “알아들었어, 미친놈아?”라고 재차 다그친다. 그러자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린 멜빈이 모기소리만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대답한다.
여기서 싱글 맘 캐럴은 데메테르처럼 ‘모성애’의 표상이다. 그녀는 아버지 없이 자라면서 천식까지 앓고 있는 아들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그런 아들을 매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맡기고 일하러 가야만 하는 현실로 캐럴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심지어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려와 섹스를 하려다가도 비좁은 집안에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아들의 기침소리에 마음에 걸려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자 실망한 남자는 이별을 통보하고 총총히 사라진다.
자, 멜빈에게 언제나 상냥하기만 하던 웨이트리스 캐럴이 갑자기 분노를 표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심코 던진 말이지만 멜빈이 자신의 아들에 대해 ‘죽음’ 운운했기 때문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아들을 무시했다고 생각이 들어서다. 이 사건 이후 캐럴은 아들의 병이 심해지자 결국 아들을 돌보기 위해 레스토랑을 그만둔다. 얼마 후 레스토랑을 다시 찾은 멜빈은 캐럴의 부재에 불안을 느끼고 그녀의 집주소를 알아내 찾아가면서 둘 사이의 로맨스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