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의 ‘섹스 리스’ 탈출구… 침묵 대신 꺼내야 할 ‘진실한 대화’

중년에 접어든 부부들에게 성생활은 더 이상 과거처럼 자동적이거나 쉬운 영역이 아니다. 과도한 업무와 가사, 자녀 양육에 따른 만성 피로에 폐경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까지 겹치면서 많은 부부가 ‘욕구 불일치(Desire Discrepancy)’를 경험한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부부 관계를 다시 점화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회피해왔던 ‘성적 대화’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7일(현지 시각) 건강 전문 매체 우먼즈 헬스(Women's Health)는 섹스 테라피스트와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분석을 인용해 중년 부부의 친밀감을 회복하기 위한 가이드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가장 흔한 변화로 욕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쪽 파트너가 다른 쪽보다 더 자주 성관계를 원하는 ‘욕구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알리사 드웩(Alyssa Dweck) 박사는 성욕 저하의 원인을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의 복합체로 분석했다. 폐경 이행기와 폐경기에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 질 건조증이 발생해 관계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 뇌는 성관계를 ‘즐거움’이 아닌 ‘통증’과 연결하게 되어 무의식적으로 관계를 피하게 된다. 또한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항우울제 복용, 안면 홍조로 인한 수면 부족 등도 성적 욕구를 억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관계 회복은 어려워진다. 인티머시 코치 로리 데이비스(Lori Davis)는 파트너와 대화를 나눌 때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대화의 시점이다. 부부 싸움 직후나 성관계를 거절당한 직후는 피해야 하며, 두 사람 모두 차분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장소 역시 침실이 아닌 산책길이나 거실 같은 중립적인 곳이 적절하다.
대화의 기술도 중요하다. 상대방을 비난하는 방식이 아닌, 호기심을 바탕으로 질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은 왜 요즘 나를 피하느냐”는 비난 대신 “요즘 당신의 기분이나 신체 변화가 어떤지 이해하고 싶다”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나(I)’를 주어로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방어 기제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기존의 성적 공식을 바꾸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삽입 위주의 관계에서 벗어나 전희 시간을 늘리거나, 체위를 바꾸고, 에너지가 높은 시간대에 관계를 갖는 ‘예약 섹스’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질 건조증이나 통증이 문제라면 윤활제나 질 보습제 등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년이 성생활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서로의 요구 사항을 솔직하게 옹호하고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은 부부 사이의 유대감을 이전보다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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