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성관계와 암의 연관관계... 실제로 따져보니

입으로 하는 구강 성관계는 임신 걱정이 없지만 성병에 감염되면 구강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구강암은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며 구강 성관계 자체로 암에 걸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특정 성병에 노출될 경우 장기적인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3일(현지시각) 미국 건강전문매체 헬스에 따르면, 미국 헬스케어 서비스 FOLX의 미셸 포시에 박사는 “구강 성관계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다른 성관계처럼 성병 감염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구강을 통해 옮겨질 수 있는 성병에는 임질 매독 단순포진바이러스(HSV) HPV 등이 있다. 드물게는 클라미디아 HIV 간염 성기 사마귀 사면발이도 전파될 수 있다.
TBD 헬스의 간호사 애드리엔 톤은 “암은 성병이 아니므로 구강 성관계로 바로 암에 걸리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HPV는 구강암과 밀접하게 관련된 성병으로 꼽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에서 발생하는 구강인두암의 약 70%가 HPV 감염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
HPV는 접촉이나 체액 교환으로 옮겨지며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감염자는 보통 2년 안에 바이러스를 없애지만 일부 유형은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HPV-16은 구강인두암과 가장 관련이 깊고 HPV-18은 자궁경부암과 연결된다. 전문가들은 감염에서 암으로 발전하기까지 약 10년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HPV 외에도 HSV와 매독이 구강암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HSV-1은 구강 포진을 일으키며 일부 연구에서 구강암과의 연관성이 언급됐다. 매독은 치료 가능한 세균 감염이지만 치료받지 않으면 청력 상실이나 실명 같은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또 혀암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부족하다.
예방책으로는 HPV 백신이 가장 효과적이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18세에서 33세 성인 2627명을 조사한 결과 26세 이전에 백신을 접종한 경우 구강 HPV 감염 위험이 약 88% 낮아졌다. 현재 45세 미만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성관계 전 파트너와 성병 상태를 확인하고 콘돔이나 덴탈 댐 같은 보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안에 궤양이나 인후통이 있을 때는 구강 성관계를 피하고 증상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깊은 키스도 삼가는 것이 좋다.
구강암 예방을 위해서는 성병 관리뿐 아니라 금연 정기적인 치과 검진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이 필요하다. 입안에 이상한 궤양이나 병변이 보이면 조기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종합해보자면 구강 성관계 자체가 암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HPV를 비롯한 특정 성병 감염은 시간이 지나 구강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백신 접종과 보호 도구 사용 같은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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