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성병 급증…어디서 감염되나 보니
고온다습 환경에 세균 번식 활발…콘돔 사용과 청결 관리가 핵심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면 성병 감염 위험이 급격히 상승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는 환경이 조성되며, 휴가철 여행과 물놀이 등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감염 경로는 단순히 성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용 탈의실이나 수영장, 위생 관리가 미흡한 숙소 등에서도 전염 가능성이 존재해 방심은 금물이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여름철은 비뇨의학과와 산부인과의 성병 관련 진료 건수가 다른 계절보다 높게 나타난다. 장마와 불볕더위가 겹치는 시기에는 땀과 습기로 인해 신체 부위가 쉽게 오염되고 면역력까지 떨어진다. 이때 성관계 시 한쪽이 감염 상태라면 상대방에게 전파될 위험이 크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공용 물품이나 시설을 매개로 세균이 옮겨질 수 있다.
대표적인 성병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헤르페스, 매독, 곤지름 등이 있다. 이들 질환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지만 잠복기를 거친 뒤 ▲배뇨 시 불쾌감 ▲소변 시 통증 ▲비정상 출혈 ▲악취 ▲질 분비물 증가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휴가 후 가볍게 생각한 증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도 병이 완전히 치료된 것이 아니며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성병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콘돔 사용이다. 콘돔은 피임 효과와 동시에 원인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 청결 관리가 필수적이다. 여름철에는 질 내 환경이 세균 번식에 취약해지므로 외음부는 흐르는 물로만 씻는 것이 바람직하며, 비누나 청결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유익균까지 사멸시켜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물놀이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깨끗한 물로 헹구고 젖은 수영복은 바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수영장이나 바다에 장시간 머무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미 감염이 의심되거나 증상이 나타났다면 조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뇨의학과에서는 곤지름이나 사면발이 등이 의심되면 육안 검사나 확대경 검사를 진행한다. 헤르페스·임질·클라미디아가 의심될 경우 분비물이나 소변에서 DNA를 추출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며, 에이즈나 매독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실시한다. 산부인과에서는 염증검사와 STD검사, 자궁경부 확대 촬영, 경부암 검사 등을 진행하고 필요 시 초음파와 암검사도 병행한다.
성병은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치료 시에는 반드시 성관계 상대방이 함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혼자 치료하면 재감염 가능성이 높고, 감염 고리가 끊어지지 않아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병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면 해당 질환이 난임·불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과거 감염 이력이 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디터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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