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두통, 원인이 오르가즘이라고?
편두통 병력이 있다면 성관계 중 두통 발생 가능성 높아

30초 전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갑자기 극심한 두통이 밀려왔다면 오르가즘이 원인일 수도 있다. 성행위와 두통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제로 일부 사람들은 성관계 중 또는 직후에 심한 두통을 겪는다. 이 증상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위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의 보도에 따르면, 성관계 중에 발생하는 두통은 의학적으로 '성행위 관련 두통'으로 분류된다. 이는 갑작스럽고 격렬한 운동 후 나타나는 '운동 유발성 두통'의 일종이다. 단순한 일회성 증상일 수도 있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 남성에게서 더 많이 보고된다.
■ 생리적 변화가 유발하는 통증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신경과 전문의 네스터 갈베즈-히메네즈 박사는 성관계 중 심박수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뇌혈관이 확장되며 목과 어깨 근육이 긴장되는 등 다양한 생리적 반응이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관계와 관련된 두통이 드문 증상은 아니며 많은 이들이 이를 말하기 꺼려해 실제보다 발생 빈도가 낮게 인식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두통은 자위행위 중에도 나타날 수 있다. 정수리나 눈 뒤 머리 전체 등 위치도 다양하며 날카롭거나 욱신거리거나 둔한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수 분에서 수 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고 편두통과 비슷하거나 번개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형태도 있다. 특히 편두통 병력이 있는 사람은 성관계 중 두통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성관계 두통은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처음 겪는 극심한 두통이라면 뇌동맥류 파열이나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갈베즈-히메네즈 박사는 갑작스럽고 심한 두통이 처음이라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뇌동맥류는 혈압 상승 시 파열될 수 있어 위험하다.
치료는 원인을 배제한 뒤 통증 완화 약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같은 일반 진통제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편두통 약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약물은 통증 발생 직후 빠르게 복용해야 효과가 높다.
예방을 위한 조치도 있다. 성관계 전에 미리 약물을 복용하는 방식이다. 반복적으로 성관계 중 두통을 경험했다면 성행위 30분 전 약물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성관계가 두통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스트레스성 또는 긴장성 두통을 완화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가즘을 통해 근육이 이완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면서 일시적인 진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갈베즈-히메네즈 박사는 이러한 접근을 치료법으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하며 우선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디터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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