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중립 화장실' 요구 목소리 커져

성 소수자 배려 외 대기시간 단축

성 중립 화장실 요청이 증가 추세다. (사진=shutterstock.com)


지난 주 영국의 레즈비언 니 리차드슨은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쫓겨났다. 남성적인 외모로 여성 화장실에 침입했다고 오인된 것. 젠더플루이드* 트랜스젠더 작가 데빈 노렐은 “나는 남녀 화장실 모두 위험을 각오하며 사용한다”며 “사람들은 성별이 구별되지 않으면 싫어한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나 성별이 모호한 사람들은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이 많다. 미국 비평가 니코 랑은 지난 18일 데일리비스트에 남녀구별 화장실은 근대의 발명품에 불과하며, 일반인에게도 긴 대기시간 등 불편이 많다고 기고했다.

 

에모리 대학 교수 실라 카바나는 최초의 남녀 구별 화장실은 1739년 파리의 한 연회장이라고 주장한다. 전에는 남성용 화장실밖에 없었지만, 여성이 일터에 진출하면서 여성용도 추가됐다는 것. 미국에서는 1887년 매사추세츠 주에서 여성 근로자용 화장실을 갖추도록 하는 법이 처음 통과된 후, 현재 남녀구별화장실이 당연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성 중립시설을 갖추려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공공기관에 성 중립 화장실을 설치한 베를린이 대표적이다. 독일의 국회의원 시몬 코왈루스키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처음에 성 중립 화장실을 우습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당연하게 여긴다. 시민들의 포용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뉴욕현대미술관을 포함, 뉴욕·워싱턴 D.C·오스틴·텍사스·샌프란시스코도 공공시설 내 성 중립을 지지한다.

 

일각에서는 성 중립 화장실 내에서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190개 도시에서 트랜스젠더에게 원하는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허가한 결과 성폭력사건은 증가하지 않았다. UCLA의 윌리엄 협회는 트랜스젠더의 9퍼센트가 화장실에서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지만 반대로 트랜스젠더들이 공공장소에서 타인을 공격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비평가 랑은 “성소수자가 외 일반인들에게도 1인 1실의 성 중립 화장실이 유용하다. 여성 화장실의 대기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화장실 이용이 제한적인 장애인들에게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젠더플루이드: 성정체성과 젠더가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인 특성. 정체성 담론을 부정한다.


도우리 기자 soxak@soxak.com

저작권ⓒ '건강한 성, 솔직한 사랑' 속삭닷컴(http://soxak.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humb 1755152762.9442604
연관 콘텐츠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자칭 이성애자들이 동성 파트너와 관계를 갖는 이유는?

    자칭 이성애자들은 왜 동성 파트너와 함께 시간을 보낼까? 이런 물음을 던지는 것은, 이성애자들이 한때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성적으로 유동적’(sexually fluid)이 됐기 때문이다. 성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새 성정체성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보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성정체성을 종전처럼 이성애자·남성 동성애자·여성 동성애자·양성애자 등 각각 다른 그룹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유동적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새로 생겼다는 것이다. 그 좋은 예가 여러 그룹의 성정체성 소유자들을 통틀어 말하는 ‘퀴어’(queer, 성소수자)라는 용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미주리주립대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성애자를 자처하면서도 동성애를 원하거나 실제로 하는 대학생들이 최근 늘고 있다. 성욕과 행동은 성정체성과 똑같지 않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온라인대학 사회생활 설문조사’(Online College Social Life Survey, 2005~2011년)의 일부로 조사에 참가한 대학생 약 2만4천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총 참가자 가운데 약 8백 명이 가장 최근의 성관계 파트너는 동성이라고 밝혔다. 또 남성 동성애 관계를 한 사람들의 약 12%, 여성 동성애 관계를 한 사람들의 약 25%가 자신들은 이성애자라고 답변했다. 연구팀은 자칭 이성애자들 가운데 최근 동성애 관계를 한 사람들을 6개 계층(또는 유형)으로 분류했다. 제1 계층(약 29%)은 동성애 관계를 즐기고, 동성애 관계를 한 적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큰 사람들이다. 이들 중 약 50%는 최근의 동성애 파트너와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일명 ‘열망 계층’(wanting more class)이다. 제2 계층(약 22%)은 과거 동성애 파트너를 만적 적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사회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 중 약 70%는 동성애 관계에 앞서 폭음을 했다고 밝혔다. 일명 ‘음주·호기심 계층’(drunk and curious class)이다. 제3 계층(약 21%)은 모두 여성들이고, 동성애 행위를 남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했으나 생식기 접촉은 전혀 하지 않았다. 동성애 행위에 앞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앞으로는 그런 행위를 원치 않을 확률이 높다. 남성들의 흥분을 유발하기 위해 동성애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명 ‘보여주기 계층’(maybe for show class)이다 제4 계층(약 12%)은 대부분 여성들이고, 예배 등 종교행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매우 큰 사람들이다. 이들 중 약 50%는 자신들의 종교적 견해가 성관계에 대한 의견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성애 관계를 즐긴다고 말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향후에도 동성애를 추구하길 바란다고 말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일명 ‘동성애적 종교 계층’(loved it but religious class)이다. 제5 계층(약 9%)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중립 성향이다. 모두들 동성애 관계 전에 파트너를 알고 있었고, 키스를 넘어서는 행위를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들 중 약 60%는 동성애를 즐긴다고 밝혔다. 일명 ‘소소한 쾌락 계층’(little enjoyment class)이다. 제6 계층(약 7%)은 대부분 남성들이고 ‘동성애적 종교 계층’과 비슷하게 종교 행사에 정기적으로 참가한다. 가벼운 동성애 행위만 즐긴다.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은 동성 간 성적인 접촉은 나쁜 것이라고 믿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다. 일명 ‘매우 소극적인 계층’( just not who I can be class)이다. 여러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 이 연구 결과에는 그러나 한계점도 있다. 참가자들이 모두 대학생이었고, 그들은 성정체성 요소가 포함된 사회학 과목의 수강생들이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가 인구 대표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연구팀은 또 백인 대학생들의 경우 이성애자를 자처하면서 동성애 관계를 가질 확률이 흑인·아시아계 대학생들보다 더 높다고 밝혔다. 다른 일부 연구에서는 흑인이 그럴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정부기관도, 불교도 '性소수자 축제' 참가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성 소수자 문화축제에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참가했고 불교계도 동참했다. 기독교를 중심으로 보수단체는 대한문 앞에서 ‘맞불집회’를 가져 탄핵정국 이후 처음으로 ‘성’을 매개로 ‘보·혁 대치상황’이 연출됐다. ‘퀴어(queer) 문화 축제’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의 문화축제로 올해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서울광장과 인근 도로에서 진행됐다. 인권위는 별도 부스에서 인권 정보를 담은 홍보전단을 배포하고, 행사 참가자들이 인권위에 바라는 점을 써 붙이도록 게시판을 설치했다. 인권위 안효철 주무관은 “최근 성소수자들을 향한 혐오와 차별 발언이 늘고 있다”며 “이러한 발언은 갈등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차별을 금지하고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부스를 차렸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국민 여론을 살펴보고 내부 평가를 거쳐 내년에도 축제에 참가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또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원내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참여해 동성혼 합법화와 동성애자 차별 혐오법 폐지 등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불교계 성소수자 모임인 ‘불반’(불교이반모임),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무지개예수, 로뎀나무그늘교회, 열린문공동체교회 등 진보성향 개신교 단체 등의 종교계가 부스를 설치해서 눈길을 끌었다. 광장에서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과 구글코리아 러쉬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 인권재단 사람 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단체 등 모두 101개 기관이 부스를 설치했다. 오후4시 반부터 ‘퀴어 퍼레이드’가 서울광장, 을지로, 종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면서 전개됐다. 한편 여의도 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새에덴교회 등 보수 대형교회와 예수재단 등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대한문 앞에서 ‘동성애 축제반대 국민대회’를 열어 맞불을 놨다. 생명·가정·효 국제본부,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학생·교사·학부모 인권연대,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건강한가정을위한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10여 곳은 덕수궁 돌담길에 부스를 설치하고 동성애 반대 메시지를 알렸다. 이들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서울경찰청, 경복궁 등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행진을 전개하며 동성애 반대를 외쳤다.  퀴어문화축제는 매년 6~9월 여름에 열리는 성소수자들의 축제로 집회, 영화제, 파티, 강연, 토론회, 전시회, 사진전 등이 이뤄진다. 2000년 연세대에서 시작됐고 이후 신촌, 홍대 일대, 이태원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퀴어 문화축제의 고갱이인 ‘퀴어 퍼레이드’는 1970년 6월 미국 뉴욕에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의미로 진행된 ‘게이프라이드(Gay pride)’ 행진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졌다. 스톤월 항쟁은 1969년 미국 경찰이 게이바 '스톤월'을 습격하면서 발생한 시위를 말한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차별없는 세상 원해요" 퀴어축제 성황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Queer) 문화축제가 11일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이 행사에는 6만 5천명(경찰 추산 1만 1천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퀴어 아이 엠(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11시 부스행사를 시작으로, 개막행사, 퀴어퍼레이드가 이어졌다. 부스행사에는 미국, EU등 14개국 대사관과 구글, 러쉬 등 글로벌 기업, 성소수자단체 등 104 곳이 참여했다. 개막행사에서는 춤과 노래 등 성소수자들이 직접 꾸민 공연이 펼쳐졌다. 또 여러 성소수자들이 무대에 올라 차별금지를 호소했다. 커밍아웃을 해 화제를 모았던 김보미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우리 모습을 그대로 긍정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커밍아웃 이후에도 보이지 않는 벽이 보인다. 우리가 힘을 합쳐 그 벽을 무너뜨리자”고 말했다.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는 4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서울 광장을 출발해 회현사거리, 롯데 백화점 본점을 지나 다시 서울 광장으로 돌아오는 2.9km 코스를 행진했다. 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구호 외치며 총 7대의 차량 행렬을 뒤따랐다. 한편, 서울 광장 옆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3만 5천명(경찰 추산 1만 2천명)은 “엄마아빠가 사랑해서 나를 낳았어요”, “동성애 조장하는 차별금지법 반대”등의 구호를 외치며 성소수자들을 규탄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퍼레이드 차량 앞에 드러누워 행진을 막기도 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60개 중대 4800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나 큰 충돌없이 양측 행사 모두 7시께 마무리됐다.

인기 콘텐츠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스트레스가 성생활에 미치는 다섯 가지 영향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양한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직장 내 긴장된 분위기나 가정의 갈등 그리고 예기치 못한 일상적 문제들이 모두 원인이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단순히 정신적 부담으로 그치지 않고 성생활에도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 5일(현지 시각) 미국 메리지(Marriage)에 따르면, 인간은 일정한 수준의 스트레스가 필요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면 정신적 긴장으로 인해 친밀한 관계에서 불안정한 변화를 겪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관계 속 스트레스는 파트너와의 정서적 거리감을 키우고 성욕을 저하시킨다.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은 경제적 문제와 신뢰 부족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갈등이다. 집안일의 불균형과 외도 의심 또한 감정적 긴장을 키운다. 건강 문제와 성적 불만족 역시 관계 내 불화를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스트레스가 성생활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성적 흥분 자체가 일종의 ‘좋은 스트레스’로 작용하지만 외부 스트레스가 높을 경우 욕망이 사라지거나 오르가즘을 경험하기 어려워진다. 둘째 스트레스가 높으면 뇌가 성적 자극을 억제한다. 집중해야 할 문제에 몰두할 때 뇌는 성적인 신호를 차단하며 스트레스가 완화될 때 다시 반응한다. 셋째 호르몬 변화 역시 큰 요인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성욕을 감소시키고 기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넷째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의 분비 증가로 인해 성적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침대에서 긴장을 느낄 때 이 호르몬들이 분비되어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다섯째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켜 남성과 여성 모두의 성 반응에 영향을 준다. 남성은 발기 유지가 어려워지고 여성은 질 윤활이 감소해 불편함을 느낀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균형 잡기’를 강조한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업무와 사생활의 분리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파트너와의 개방적인 대화가 관계 회복의 핵심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스트레스와 성기능 장애의 연관성을 지적하며 필요할 경우 전문 상담을 권한다. 의사는 복용 중인 약물이나 신체적 원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정신건강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불안감 완화를 도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성관계 부족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 성적 불만족은 관계 내 긴장을 높이고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킨다. 반대로 스트레스는 성욕을 떨어뜨리고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스트레스 관리가 성적 만족의 핵심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호르몬 변화와 뇌의 반응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스트레스가 완화될수록 성생활도 회복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한 생활 습관 개선과 커플 상담을 병행할 때 성적 불안정이 완화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군내 에이즈·매독 감염 지속 증가... 신약으로 괜찮을까?

    국군 내 법정감염병 환자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면서 감염병 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두와 말라리아 같은 호흡기 및 매개성 질환뿐 아니라 매독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 성병 감염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편 국내 제약사 에스티팜이 HIV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며 완치 가능성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의원이 국군의무사령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육해공군과 국방부 직할부대에서 발생한 법정감염병 환자는 총 43만6451명에 달했다.  이 중 코로나19 감염자 43만5363명을 제외한 1088명이 다른 법정감염병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감염 유형별로는 수두가 49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말라리아 325명 결핵 59명 매독 47명 에이즈 46명 순이었다. 군별 감염자 수는 육군이 908명으로 가장 많았고 해군·해병대가 103명 국직부대 39명 공군 38명으로 나타났다. 수두 환자는 2021년 60명에서 2023년 158명으로 3년 새 135% 증가했으며 올해 8월 기준 74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백일해도 2024년에만 26명이 발생해 확산 조짐을 보였다. 황희 의원은 “군은 밀집생활로 감염병 확산 위험이 높다”며 “감염병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선제적 예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 에스티팜은 HIV-1 치료 후보물질 ‘STP0404(성분명 피르미테그라비르)’ 임상 2a상 중간 분석 결과를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IDWeek 2025’에서 발표했다. 피르미테그라비르는 바이러스 복제 주기를 간접적으로 차단하는 ‘알로스테릭 인테그라아제 저해제(ALLINIs)’ 계열 신약으로 HIV-1 RNA를 93~96%까지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실험에 참여한 16명 중 중대한 이상 반응이나 투약 중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모든 이상 반응은 회복됐다. 약물의 평균 반감기는 11.6~13.7시간으로 나타났고 체내 축적도 거의 없었다. 에스티팜은 한국화학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2016년 관련 기술의 독점권을 확보했으며 전임상부터 임상까지 자체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같은 기전의 연구에서 안전성 문제로 중단한 것과 달리 에스티팜은 간독성을 최소화한 구조 설계를 통해 임상 1상에서 부작용 없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현재는 600㎎ 용량의 3차 코호트 시험이 진행 중이며 2026년 상반기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의료계에서는 피르미테그라비르가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ART)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중대한 이상 반응 없이 뚜렷한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며 “완치를 목표로 한 새로운 기전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군 내 에이즈 감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국산 치료제 개발 성과는 감염병 관리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군 보건안전 체계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입 맞춤' 조심해야 하는 이유

    낯선 사람과 포크를 공유하지 않거나 ATM을 핥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더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정의 표시로 흔히 하는 입맞춤이 신체에 예기치 못한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매력적인 사람이더라도, 한 번의 키스가 병원균의 통로가 되어 다양한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9일(현지시각) 애리조나 대학교 공중보건대학의 미생물학자 켈리 레이놀즈(Kelly Reynolds) 박사는 “입은 위장관과 호흡기계와 밀접히 연결된 기관으로 세균 전파의 주요 경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후 며칠 동안 침을 통해 병원균을 퍼뜨릴 수 있어 겉보기엔 건강해 보여도 감염 위험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입을 벌린 키스는 입을 다문 키스보다 세균 이동량이 훨씬 많아 감염 확률을 높인다. 발열이나 피로감 같은 감염 증세가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그렇지 않다면 연쇄상구균이나 포도상구균 감염뿐 아니라 감기와 독감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레이놀즈 박사는 단순한 키스만으로도 단핵구증과 수막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핵구증은 최대 6개월 동안 극심한 피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에 염증을 유발해 10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키스는 또한 성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임질이나 매독, 헤르페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은 침을 통해 옮겨질 수 있으며 증상이 없어도 전염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키스만으로도 성병이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입술포진 역시 키스로 쉽게 옮겨진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원인인 이 질환은 입 주변에 물집을 만들며 눈에 띄는 병변이 없어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입맞춤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전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HIV 같은 혈액 매개 바이러스도 예외가 아니다. 레이놀즈 박사는 “HIV는 일반적으로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되지만 잇몸에 상처가 있거나 미세한 찢김이 있을 경우 키스로도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과도한 칫솔질이나 잇몸염이 있을 때 그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충치 역시 키스를 통해 옮을 수 있다. 상대방의 치태나 충치 속 세균이 그대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입 냄새가 없더라도 입속 세균 감염은 손쉽게 이동한다. 또한 음식 알레르기도 주의가 필요하다. 스웨덴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특정 음식을 섭취한 파트너와 키스했을 때 약 12%가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했다. 파트너가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먹었다면 두드러기 얼굴 부종 호흡 곤란 구토 등의 증상이 수분 내에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키스 전 자신의 알레르기 정보를 반드시 공유해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대한성학회, 추계 학술대회 개최... 성의학의 사회적 역할 논의의 장 열어

    대한성학회가 추계학술대회를 열어 성건강의학과 사회적 이슈를 폭넓게 다루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한성학회는 2일 삼성생명 일원역빌딩 히포크라테스홀에서 2025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성건강 연구의 기초 지식부터 사회문화적 담론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여섯 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세션 ‘광고 속 잘못된 건강정보 바로잡기’에서는 전립선비대증, 과민성방광, 성기능 장애 치료에 대한 정확한 의학 정보를 공유하며 올바른 건강정보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두 번째 세션 ‘소외되고 억압된 성의 재발견’에서는 척추손상 환자의 성 재활과 유방암 환자의 성건강 증진을 주제로 임상 현장의 경험과 사례를 공유했다. 세 번째 세션 ‘오르가즘과 성행복’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오르가즘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성쾌락과 성행복의 개념을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디지털 시대의 성과 성교육’ 세션에서는 기술매개 성폭력과 청소년의 디지털 성문화 문제를 다루며,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포괄적 성교육의 방향을 모색했다. ‘성건강 및 만족도’ 세션에서는 정관수술, 성병, 여성 Y존 시술이 개인의 성기능과 커플의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며 의료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 ‘한국 트랜스젠더 정신건강과 성별확정의료’에서는 성별 불일치 평가, 정신건강 관리, 최신 성별확정의료 동향을 논의하며 성의학의 포용성과 다양성 가치를 되새겼다. 한편, 민권식 대한성학회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성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사회적 인식 확산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회원들과 함께한 이번 행사가 학문적 교류의 장이자 성건강 증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오르가슴 뒤의 세계: 남녀의 성 반응 주기 완전 해부

    성 반응 주기(Sexual Response Cycle)는 인간이 성적 자극을 받을 때 신체와 정신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단계별로 구분한 개념이다. 이 과정은 흥분기, 고조기, 오르가슴기, 해소기의 네 단계로 이어지며 개인의 신체적 조건과 감정 상태에 따라 반응의 강도나 지속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성의학연구소에 따르면 성 반응 주기는 남녀 모두에게 공통된 생리적 패턴을 보이지만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불응기 지속 시간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첫 번째 단계인 흥분기는 성적 자극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때 신체는 생각, 시각, 촉감 등 다양한 자극에 반응해 혈류량이 증가하고 심박수가 상승한다. 남성은 음경 발기와 고환 팽창이, 여성은 클리토리스 충혈과 질 윤활 증가가 나타난다. 고조기는 흥분이 극대화되는 단계로 호흡과 혈압이 더욱 높아지고 근육의 긴장이 지속된다. 남성의 경우 쿠퍼선에서 분비액이 나오며 발기 상태가 유지되고 여성은 질이 확장되며 윤활이 더욱 증가한다. 세 번째 단계인 오르가슴기는 성적 쾌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 남성은 골반 근육이 리드미컬하게 수축하며 사정이 일어나고 여성은 자궁과 질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긴장이 풀린다. 마지막 단계인 해소기에서는 신체가 서서히 평온한 상태로 돌아간다. 근육은 이완되고 호흡과 혈압은 정상으로 회복된다. 오르가슴 이후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되며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남성은 음경이 이완되며 고환이 원래 위치로 돌아가고 여성은 클리토리스의 충혈이 사라진다. 이후 불응기가 찾아오며 성적 자극에 다시 반응하기 어려운 회복 기간이 이어진다. 남성의 불응기는 평균 106분 정도 지속되며 개인의 나이와 호르몬 수치에 따라 다르다. 여성은 불응기가 거의 없거나 매우 짧아 연속적인 오르가슴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성 반응을 유발하는 요인은 신체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으로 나뉜다. 호르몬, 향기, 촉감, 시각적 자극이 신체적 요소로 작용하며 사랑이나 열정, 관계 만족도 등 감정적 요인도 큰 영향을 준다. 여성은 생리 주기나 폐경,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농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신경계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중추신경계는 시각적·감정적 자극을 처리하고 부교감신경계는 생식기 혈류를 증가시킨다. 교감신경계는 오르가슴을 유도하며 심박수와 혈압을 높인다. 성 반응 주기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성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성욕 저하 장애, 발기부전, 여성 오르가슴 장애, 조루증, 외음부통증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장애는 호르몬 불균형, 약물 부작용, 정신적 스트레스, 관계 문제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나 성치료를 통한 심리적 접근과 비아그라·시알리스 같은 약물치료, 호르몬 대체 요법, 골반저근 운동 등이 있다. 치료를 병행할 경우 성적 반응 회복뿐 아니라 관계 만족도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편 성 반응 주기의 정상적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성 지식 차원을 넘어 개인의 신체 인식과 정서적 친밀감 형성에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반응 패턴을 인식하고 파트너와의 소통을 개선하는 것이 건강한 성생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앞으로는 성 반응 주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성치료와 심리 지원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Blank 2f561b02a49376e3679acd5975e3790abdff09ecbadfa1e1858c7ba26e3ffcef

    한 달간 자위를 멈춘 남성들, 진짜 건강에 좋을까?

    한 달 동안 자위를 하지 않는 ‘노넛노벤버(No Nut November)’ 챌린지가 다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자제를 통해 성적 충동을 조절하고 정신적 강인함을 기르겠다고 말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믿음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장기간 사정을 하지 않는 것이 통증이나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7일 기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는 NNN 참여 인증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운동은 ‘노팹(NoFap)’ 문화와 맞닿아 있으며, Reddit 등에서 오래전부터 밈처럼 확산됐다.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자위를 삼가면 근육 발달, 정자 질 개선,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향상 등 다양한 이점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거의 없다는 의견이다. 비뇨기과 전문의 레나 말릭(Rena Malik) 박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위를 장기간 하지 않으면 골반저 근육과 고환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른바 ‘블루볼(Blue Balls)’ 현상이 성적 흥분이 사정 없이 지속될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말릭 박사는 “자위는 더 나은 수면, 스트레스 완화, 기분 호르몬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발기부전 전문의 알렉시스 미식(Alexis Missick) 박사 역시 2023년 데일리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자위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성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미식 박사는 자위를 통해 사정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지구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위를 완전히 참는 것은 오히려 조루나 심리적 발기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옥스퍼드 온라인 약국(Oxford Online Pharmacy)은 “NNN 참가자들이 주장하는 이점에 대한 신뢰할 만한 연구는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금욕이 해롭다는 근거 또한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은 일부 연구에서 규칙적인 사정이 정자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성적 행위의 빈도보다 개인의 심리 상태와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위나 포르노에 대한 중독을 느낀다면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 앞으로 NNN이 단순한 온라인 밈을 넘어 건강 관리의 일부로 인식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생활은 절제보다 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은다.

페이스북에서 속삭을 만나보세요
속삭
Original 1755152553.388968
Original 1755152617.027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