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유전자 없다…'유전자 변이주' 차이 때문(연구)
동성애는 ‘유전적 변이주’(genetic variant), 즉 DNA의 차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영국·스웨덴이 남녀 약 49만 명을 대상으로 DNA 분석, 성관계 파트너에 대한 설문 조사 등 공동 연구를 벌인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들의 성관계 파트너 선택, 남녀의 성관계 파트너 선택에는 각각 두 가지의 ‘유전자 변이주’가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DNA의 차이는 동성애 유전율의 약 8~12%를 설명해 주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MIT·하버드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의 안드레아 가나 박사는 “(100%에 해당하는) 동성애자 유전자는 없지만, 이성애가 아닌 성적 지향은 미세한 영향을 미치는 많은 유전적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성적 지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X염색체 위에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그러나 공동 연구팀은 X염색체가 파트너 선택에 관련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 대신 ‘단일 뉴클레오타이드 다형성’(SNPs)이라고 알려진 유전자 변이주가 네 개의 다른 염색체 위에 있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밝혀냈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이주는 그 자체가 유전자를 변화시키지는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는 특정 유전자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예컨대 어떤 다른 유전자 변이주는 특정 화학물질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능력과 관련 있는 11번 염색체 위의 유전자(ORA51A) 근처에 있다. 냄새는 매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남성들이 동성애 파트너를 더 많이 가질수록, 자녀들의 숫자는 더 많이 줄어든다. 동성애 성향의 남성들은 이성애자 남성들보다 최대 80% 더 적은 수의 자녀를 둔다. 그러나 어떤 유전자가 짝짓기 상대의 선택에 관련이 있는지, 그 유전자가 어떻게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동성애 관련 유전자가 오랫동안 대를 이어 유전돼 온 데 대해 “동성애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수천년 동안 이성애 파트너들과 짝지어 번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자들만을 서로 고집한 것은 약 50년밖에 안 됐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19일 샌디에고에서 열린 미국유전자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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