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정자 수 15년 새 뚝↓… 원인은? (연구)
남성들의 생식 기능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임신을 하기 위해 난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남성들의 비율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미국 공동 연구팀이 2002~2017년 양국의 주요 난임센터에서 치료 받은 남성들을 추적 조사하고, 그들의 정자 샘플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난임 치료를 받은 남성 환자 수가 약 7배 증가(약 8천명→ 약 6만 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총 운동성 정자 수’가 급격히 줄어, 임신을 위해선 시험관아기(IVF) 시술을 받아야 하는 남성 환자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다. 즉 정자부족증(희소정자증) 환자가 대폭 증가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애슐리 티그스 박사는 “남성들의 정자 질이 뚝 떨어진 것은 비만·흡연·스트레스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과 플라스틱의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에는 이스라엘·미국 공동 연구팀이 서구 국가 남성들의 ‘정자 수’가 1973~2011년 약 59.3%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연구팀은 임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총 운동성 정자 수’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총 운동성 정자 수’는 정액 ml당 2천만 마리 이상이어야 완전 정상으로 간주된다. 또 5백만~ 1천5백만 마리 미만일 경우에는 인공수정 시술을, 5백만 마리 미만일 경우에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각각 받아야 한다.
연구팀은 ‘총 운동성 정자 수’가 정액 ml당 최소한 1천5백만 마리 이상인 경우를 ‘정상’으로 여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스페인·미국의 주요 난임센터의 남성 환자들 중 이 수치가 ‘정상’인 비율이 2002년 85%에서 2017년 79%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이스라엘의 히브리대와 미국의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는 1973~2011년 정자에 관한 연구 논문 약 250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서구 남성들의 정자 농도는 매년 평균 약 1.4%씩 감소해 총 52% 이상 떨어졌다. 또 정자 수는 매년 평균 약 1.6%씩 감소해 총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스페인 발렌시아 난임연구소와 미국생식의학회 뉴저지 분회(RMA NJ)는 이 내용을 15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릴 ‘미국생식의학회’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저작권ⓒ '건강한 성, 솔직한 사랑' 속삭닷컴(http://soxak.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