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파트너의 폭력 피해, 급성 뇌진탕보다 심각(연구)
친밀한 파트너에게 당한 폭력 피해자들은 급성 뇌진탕으로 고통 받는 운동선수들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외상성 뇌 손상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여성쉼터·피난처를 찾은 파트너 폭력 피해자인 여성 40명을 설문조사하고, 어지럼증·집중 곤란·감각운동 및 인지 기능 등을 테스트했다. 또 파트너 폭력 피해자들의 증상과 뇌진탕을 일으킨 운동선수들의 증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파트너 폭력 피해자들의 외상성 뇌손상 수준이 급성 뇌진탕을 일으킨 운동선수들의 경우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뇌진탕을 일으킨 운동선수들의 경우 외상을 입은 지 평균 3일 뒤에, 파트너 폭력 피해자들의 경우엔 외상을 입은 지 평균 3년 뒤에 각각 뇌손상을 측정한 결과여서 더욱 더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증상은 오랫동안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이는 머리 부위에 대한 만성적인 충격(폭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피해 여성들이 친밀한 파트너의 폭력을 보고한 비율이 매우 낮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캐나다의 켈로나 여성쉼터에 따르면 2009~2014년 친밀한 파트너 폭력을 보고한 캐나다 여성들은 약 34만 2천명이다. 하지만 피해 여성들의 약 70%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
따라서 파트너 폭력의 실제 피해자 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캐나다 여성 쉼터에 따르면 도움을 요청해 오는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불안증·우울증 등 증상을 보인다. 이밖에도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뇌손상의 징후로 보이는 다른 형태의 부정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연구팀은 파트너 폭력의 피해 여성들에 대한 교육 등 적극적인 지원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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