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판타지 장르 애독자, 연인 관계에 현실적 (연구)
과학공상소설(SF)·판타지의 애독자들은 서스펜스·로맨스 심지어 고급 문학을 즐겨 읽는 사람들보다 연인 관계에 대해 훨씬 더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클라호마대가 온라인으로 모집한 성인 40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클래식·현대문학 픽션·로맨스·판타지·SF·서스펜스/스릴러·공포 등 6개 문학 장르 가운데 어떤 것을 즐겨 읽는지 조사했다. 각 장르 전문작가들의 이름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연구팀은 또 연인 관계에 대한 비현실적이고 도움이 되지 않는 다섯 가지의 생각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그 생각은 ▷ 의견 불일치는 파괴적이다 ▷ 독심술을 기대한다 ▷ 연인은 변할 수 없다 ▷ 남녀의 필요와 욕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 성적인 완성(완전한 성관계)을 기대한다 는 등이다. 연구팀은 또 ▷ 친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독심술을 하는 것처럼 서로의 욕구를 감지할 수 있다 ▷ 커플이 의견 충돌을 보일 경우 관계가 깨진다 는 등의 표현에 대한 지지도를 6개 척도로 표시하게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SF·판타지 장르의 문학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관계에 대한 다섯 가지의 비현실적인 생각을 지지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맨스 픽션을 즐겨 읽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앞서 언급된 생각 중 ‘남녀의 필요와 욕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라는 생각을 믿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클래식 장르의 애독자들은 ‘의견 불일치는 파괴적이다’는 표현을 지지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하지만 SF·판타지를 즐겨 읽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5가지 생각 중 ‘성적인 완성을 기대한다’는 항목을 뺀 4가지 생각을 믿을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F 애독자들이 회피하는 특정 생각 중 최소한 두 가지 즉 ‘의견 불일치는 파괴적이다’와 ‘연인은 변할 수 없다’는 생각은 관계에 대한 잘못된 비현실적 태도·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연구팀의 스테파니 C. 스턴 교수는 “소설 ‘해리포터’를 읽었다고 관계에 대해 더 현실적인 사람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연애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현실적인 견해를 갖는 사람들이 SF/판타지 장르에 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7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SF 애독자들은 도덕에 대해 덜 엄격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들은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자신들이 즐겨 읽은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연구팀은 “독자들은 자신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인간의 변화 능력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연인들에게 그것을 적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SF·판타지 애독자들을 상투적으로 외로운 괴짜 취급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SF·판타지를 즐겨 읽는 사람들도 관계에 애를 먹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르의 저명한 작가들을 비공식적인 커플 상담사로 모실 수는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내용은 '미학·창의성· 예술 심리학‘(Psychology of Aesthetics, Creativity, and the Arts)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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