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으로 오르가슴 느낄 수 없게 된 여인, 22억 배상
의료진의 오진으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게 된 40대 중반의 여성이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에서 150만 파운드(약 22억 2천만 원)를 최근 배상받았다.
영국 잉글랜드 노리치에 사는 지니 애치슨(45)은 마미증후군(CES, Cauda Equina Syndrome, 말총증후군)으로 사타구니 부위에 영구적인 신경 손상을 입었다. 그녀는 질병의 초기 발견 실패로 적절한 진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오르가슴을 영영 느끼지 못하게 됐다. 일종의 의료사고다.
건강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미증후군은 허리 아래 부위의 신경이 갑자기 압박을 받아 생기는 질병이다. 긴급 수술 등으로 즉각 치료하지 않으면 감각 상실·요실금 등 배뇨장애·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애치슨 부인은 심한 통증으로 다니던 화장품 가게의 일을 그만둬야 했다. 그러나 12개월 동안이나 극심한 고통을 겪은 뒤에서야 뒤늦게, 마미증후군 진단이라는 진단과 함께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사타구니 부위의 신경이 영구적으로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16세 때 첫 경험을 한 이후,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성관계를 즐겼다. 그런 그녀가 성적 쾌락을 영영 경험하지 못하게 된 것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애치슨의 아들 레오(20)에 따르면 그녀는 2008년부터 허리 아래에 통증을 느꼈고, 근육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지고, 다리에 전기충격을 당한 것 같은 증상을 보였다. 그녀는 2010년 NNUH 응급실을 찾았고, 추간판 탈출증의 통증관리클리닉으로 보내졌다.
그러나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더욱 심해졌다.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효과가 없었다. 1년 뒤 대학병원 정형외과에 가서야 마미증후군으로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애치슨은 긴급 MRI 검사를 받았다. 척추 기저부의 신경이 손상된 것으로 밝혀졌고, 마미증후군으로 진단됐다. 그녀는 즉시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너무 늦은 대처 탓에, 사타구니 등의 신경이 마비돼 성적 쾌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됐다.
애치슨은 “섹스숍에서 바이브레이터를 사서 상황을 개선해보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해봤으나, 신경이 망가졌기 때문에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애치슨은 2013년 보건 당국과 노포크앤 노리치 대학병원(NNUH)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오랜 법정 투쟁 끝에, 지난달 150만 파운드의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보건 당국과 병원 측은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에치슨은 그동안 자신을 도와줬던 시민단체인 마미증후군협회의 행정보조 직원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배상금은 직장생활을 못하게 된 그녀가 대학에 다니는 아들을 양육하고, 생계를 꾸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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