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질 불쾌감 개선, 저가 제품도 효과(연구)
에스트로겐 질 정제· 질 보습제와 가짜 젤이 모두 폐경 여성의 질 불쾌감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최근 임상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55~64세의 폐경 여성 302명을 대상으로, 낮은 용량의 에스트로겐 질 정제·질 보습제의 투약을 통한 치료 효과와 젤(가짜 약)의 투약을 통한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실험을 12주에 걸쳐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전자는 후자와 비슷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캐럴라인 미첼 하버드대 의대 조교수(매사추세츠병원 산부인과)는 “질 에스트라디올 정제와 질 보습제, 그리고 가짜약(플라시보)으로 쓰인 젤 등 세 가지가 모두 질 불쾌감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비용이 20~200달러로 큰 차이를 보이는 이 세 가지 치료법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여성들에게는 매우 큰 뉴스”라고 강조했다.
전국 7개 연구센터 전문가들로 구성된 임상 연구팀은 질 건조증·가려움증·성교통 등 질 불쾌감 증상은 폐경 후 여성의 약 50%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증상은 관절염·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만성 질환처럼 삶의 질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질 불쾌감 증상을 겪는 여성 가운데 50% 이상은 의학적 치료법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질 윤활제· 질 보습제 등 의사 처방이 필요 없는 제품은 꺼림칙한 느낌을 준다. 의사 처방에 따른 크림 형태의 호르몬 치료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가장 흔히 추천되는 치료법인 낮은 용량의 에스트로겐 질 정제와 호르몬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질 보습제의 효과성을 평가하는 임상연구에 들어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의 50% 이상이 전반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고, 성기능 개선 정도와 전반적인 치료 만족도는 세 가지 경우에 모두 비슷했다.
미첼 조교수는 “12주 동안 연구 대상자의 90% 이상이 이 치료법을 규칙적으로 이용했지만,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여성들은 이런 치료법을 6개월 이상 계속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녀는 “따라서 남은 문제는 여성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이 치료법에 충분한 가치가 있느냐 여부”라고 결론지었다.
이 내용은 ‘미국의사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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