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합의했는데도 성폭행 혐의…사연은?

아일랜드 남성, 콘돔 사용 요구 무시했다가 징역형

아일랜드 법원은 지난 2014년 성관계에 합의했어도 콘돔 사용 요구를 무시했으면 성폭행으로 봐야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shutterstock.com)


성관계 중 콘돔 착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아일랜드 남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31)은 2014년 11월 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한 여성의 아파트에서 그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데이트 중이던 이 여성이 “콘돔을 착용하지 않는 무방비 성관계에는 관심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삽입성교를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 여성은 “당신은 날 성폭행하고 있다”고 항의했고, 남성은 성관계를 중단했으나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했다. 더블린 중앙형사법원에 따르면 법원은 데이트 여성의 콘돔 착용 요구를 거부하고 삽입성교를 한 이 남성에게 강간죄(성폭행죄)를 적용,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피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은 내 정신을 파괴했으며, 내 삶의 모든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특히 “사건 후 한참 동안, 베개 밑에 칼을 숨겨두고 잠을 잘 정도였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폴 버슬러 판사는 “그런 성폭행 사건은 18년 만에 처음이었다”며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성관계이지만, 피해 여성의 뜻에 어긋나는 콘돔 미착용 상태의 성관계라는 데 주목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고인이 재범할 수 있다는 증거나 범죄 전과가 전혀 없고, 이전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올바르게 생활한 정상을 참작해, 최저 형량인 징역 5년에서 감경해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버슬러 판사는 또 “피해 여성은 피고인이 칼이나 쇠망치를 들고 찾아오지 않을까 두렵다고 진술했으나, 피고인은 성폭행 외 다른 폭력을 저지르지도 않았고 시사하는 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그 해 11월 초 펍(선술집)에서 피고인을 만났고, 이후 정기적으로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또 사건 당일 두 사람은 침대에서 키스를 하고 있었다. 피해 여성은 피고인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으면 근처 가게에서 콘돔을 사오라고 말했으나, 그는 이를 무시했다. 피고인이 성폭행을 하고 떠난 뒤, 피해 여성은 한 친구와 접촉해 성폭행 치료센터에서 검사를 받았다.

 

피고인은 법정에서 나름대로 증거를 제시하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그의 변호인은 “두 사람은 기간은 짧지만 강한 관계를 유지했고, 벌거벗은 채 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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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관계만 합의... 그 외는 전적으로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합의에 이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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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로봇의 진화는 어디까지?

    온라인 포르노가 인터넷의 성장을 이끌었듯 섹스를 위한 휴머노이드의 개발은 이미 로봇공학 분야에서 기술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섹스 로봇 업계에서는 2050년이면 인간과 로봇의 결혼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섹스 로봇은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공학 등이 융합하면서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의 신체를 본 뜬 성인용품 '리얼돌'이 섹스 토이로서 각광을 받았다면, 지금은 감정을 표현하고 고객의 취향에 따라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섹스 로봇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입니다.  원래 섹스 로봇(Sex Robot)은 인간의 성행위를 대신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을 의미하는데요. 200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성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2010》(Adult Entertainment Expo 2010)에서 트루컴패니언사가 선보인 ‘록시(Roxxxy)’가 최초의 여성 섹스 로봇이었습니다. 키 170cm, 몸무게 54kg의 여성 형태의 이 로봇은 란제리 속옷 차림을 하고 있고, 합성고무 소재로 실제 인간 피부와 같은 질감을 구현했습니다. 신체 안에 내장된 랩톱 컴퓨터와 피부 센서가 소유자와 다양한 형태의 쌍방향 접촉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고, 해당 로봇과 초보적인 대화가 가능한 점, 소유자의 촉각에도 반응한다는 점에서 론칭 당시 상당히 센세이션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고객의 취향에 따라 피부색, 머리 색깔, 성격을 선택할 수 있었고, 1대당 가격은 7,000∼9,000달러(약 790만 원~1,020만 원) 수준이었죠. 최근 등장한 섹스 로봇 중에선 미국의 리얼보틱스(Realbotix)가 개발 중인 '엑스 모드(X-Mode)' 버전의 섹스 로봇 하모니(Harmony)가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하모니'는 인공 지능 센서가 탑재돼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고 겉은 실리콘 소재로 피부의 질감을 표현해 인간의 외형과 비슷하게 제작되었습니다. 내부에는 금속 척추·갈비뼈·질·항문 등이 내장되어 있고, 사용자의 터치나 말,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얼굴 표정과 입 모양까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령 '하모니'에게 "나 다른 여자랑 얘기해도 돼?”라고 물으면 '싫다'라고 거부하며 질투하는 모습도 보여준다고 하죠. 한편 중국 기업 AI Tech는 ‘엠마(Emma)’라는 휴머노이드 애니매트로닉스 섹스 인형을 출시했습니다. 엠마는 고무 탄성을 가진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머리를 움직이고 눈을 깜박이며 영어와 중국어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엠마 속에는 만지면 신음 소리를 내는 터치 센서가 내장되어 있고, 로봇 온도가 섭씨 37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만질 때 따뜻해서 정말 사람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공지능 센서의 특성상 소유자가 로봇과 더 많이 이야기할수록 로봇이 소유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더 똑똑해지는 특징이 있죠. 그 밖에 섹스돌 지니에서 선보인 AI 기술 인형, '마벨라'는 로봇 소유자와 대화할 수 있는 사용자 맞춤형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갖추고 있고, 움직이는 눈, 입술, 심지어 목을 돌릴 수 있는 능력 덕분에 더욱 로봇과 관계를 시도할 때 더욱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입니다. 섹스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인간에게 좋은 반려자가 되는, 좋은 파트너가 되어 즐거움과 안락함을 안겨주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언젠가 섹스 로봇이 반려자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결핍을 채울 완벽한 인간 대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성이 원하는 섹스 로봇은 단순한 성욕의 해소 대상일까요? 물론 로봇의 비닐팩과 관이 여성의 자궁을 대체하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섹스 로봇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이성 친구로서의 기능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 <그녀>의 인공지능도 진짜 여성 같으나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남성 이용자 맞춤의 감정 노동을 다하는 가짜 여성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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