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 10명 중 1명 "성폭행 당한 적 있다"
프랑스 여성 10명 중 1 명 이상이 최소한 한 차례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의 사회주의적 싱크탱크인 ‘장 조레 재단’(The Fondation Jean Jaures)이 18세 이상 여성 2,167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는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에 의뢰해 2월 6~16일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여성의 12%가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성폭행 피해자의 약 50%는 사건 당시 어린이 또는 청소년이었고, 성폭행 사례 가운데 42%의 발생 장소는 집이었다.
장 조레 재단 측은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들이 프랑스 법률에 규정된 대로 ‘폭력·제약 또는 기습을 동반한 성기 삽입’(강간)의 희생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5%는 2회 이상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 경험자의 약 31%는 사귀는 애인에 의해, 약 19%는 아는 사람에 의해, 약 17%는 낯선 사람에 의해 각각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또 불과 약 15%가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으며, 그들 가운데 약 5분의 1이 자살을 시도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성폭행 사건으로 여전히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여성들의 자살률은 일반 여성들의 약 4배나 된다.
장 조레 재단 측은 응답자들의 일부가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아인슈타인의 성폭력 사건의 폭로와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많은 성폭력 사례의 영향을 받아, 침묵을 깨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2017년 4분기의 성폭력·성폭행 보고 건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1.5% 증가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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