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금 계좌, 불륜보다 나빠"
미국인들의 약 3분의 1은 비밀 계좌를 갖고 있는 것이 불륜을 저지르는 것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연인관계에 있는 미국인 1,372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는 크레디트카드닷컴 의뢰로 최근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1%는 파트너 몰래 어떤 신용카드와 예금·저축 계좌를 소유하는 것은 불륜 행위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팀은 연인 관계를 맺고 함께 사는 미국인 1,500만 명이 현재 이런 ‘재무적 부정’의 죄를 짓고 있고, 900만 명은 과거에 이 죄를 지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비밀 계좌는 파트너의 눈에 불륜 행위와 맞먹는 ‘신뢰의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냐 브릿-러터 캔자스주립대 부교수는 “비밀 계좌를 갖고 있다는 것은 파트너가 관계의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어디에, 어떤 사람에게 돈을 쓰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뜻”이라고 규정했다. 그런 측면에서, 육체적 부정과 재무적 부정은 똑같은 유형이라는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23%는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파트너가 모르는 계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인과 동거하지 않는 사람들은 동거하는 사람들보다 그럴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또 연봉 4만 달러 미만인 사람들은 비밀 계좌 소유가 불륜보다 더 나쁘다고 말할 확률이 고소득자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적 부정은 본인의 수입이 더 적을 때 더 많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5%는 돈에 관한 한 파트너에게 정직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파트너가 재무적으로 충실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약 7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특히 매우 긴밀한 연인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은행 계좌나 다른 중요한 정보를 서로 숨겨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본인 입장에서는 선의의 거짓말이, 파트너에게는 가슴을 찌르는 비수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 상담사이자 ‘돈의 조화 : 개인과 커플을 위한 로드맵’의 저자인 올리비아 멜란은 “비밀은 연인 관계에서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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