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염, 방치하면 난임으로 이어진다
여성의 골반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생식능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골반염은 여성의 자궁·나팔관·난소 등 생식계 기관이 박테리아에 감염되는 질병이다. 난임(불임)과 만성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 국립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여성 약 250만 명이 골반염 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 레녹스힐 병원의 비뇨기과전문의 데이비드 사만디 박사의 도움말로 골반염의 정체·증상·진단 및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골반염의 정체 = 여성의 자궁경부는 자궁의 하단 끝을 이루는 좁은 통로다. 통상 질 내 박테리아가 자궁에 들어가 다른 기관에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궁경부가 임질·클라미디아 등 성병에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다. 박테리아가 질에서 자궁경부로 들어가 자궁· 나팔관·난소로 이동해 감염이 확산된다.
미국 국립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성관계 파트너가 10명 이상인 여성들은 단 한 명의 파트너와 성관계를 한 여성들보다 골반염에 걸릴 위험이 3배 더 높다.
그러나 골반염은 출산·유산·낙태, 자궁내막 생검 또는 자궁 내 장치의 삽입, 안전한 성관계의 실패, 잦은 질 세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문제는 골반염을 앓는 여성은 나팔관 손상으로 난임이 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골반염은 또 만성 골반통을 일으킬 수 있고, 자궁 외 임신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자궁외 임신은 배아가 자궁이 아니라 다른 곳에 착상하는 것이다.
◇ 증상 = 골반염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하복부에 약한 통증과 누름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황색 또는 녹색의 질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생리 기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한 달 내내 경련과 반점이 나타나고, 몸이 으슬으슬 춥고, 높은 열과 매스꺼움·설사·구토 등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 성관계 중 통증, 허리 통증, 소변을 눌 때 고통스럽거나 타는 듯한 느낌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 진단 및 치료 = 골반염은 골반 검사를 바탕으로 진단한다. 골반 부위를 닦고, 검사해 감염 여부를 판단한다. 일찍 진단할수록 제대로 치료해 감염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해 치료한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지 않거나, 전체 용량을 복용하지 않으면 박테리아를 완전히 죽이지 못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대로 약물을 정확히 복용해야 한다.
안전한 성관계를 맺고, 매년 정기적으로 성병 검사를 받으면 성생활이 활발한 여성들이 골반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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