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허용하는 남사친·여사친 관계, 원만히 지내려면?(연구)
성관계까지 허용하는 남사친·여사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는 있다. 이를 FWB(friends-with-benefits: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헌신 없이 성적인 관계만 갖는 친구 사이)라 부르며 널리 통용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FWB 관계가 될 수 있다. 남사친·여사친 관계에서 우발적으로 잠자리까지 하게 된 경우, 원나잇스탠드로 만났다가 우정을 쌓게 된 경우 등이다. 낮엔 우정을 나누고 밤엔 캐주얼한 섹스를 하는 친구와 연인의 중간쯤으로 보면 되는데, 관계 설정이 매우 어려워 이런 개념이 보편화된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FWB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미국 덴버대 연구팀이 최근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FWB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다.
연구팀은 최근 1년 새 FWB 관계를 맺고 있는 남녀 대학생 171명을 설문조사했다. 연구팀은 대학생들이 FWB 관계에 대해 건강하고,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 여부와 그들의 성 만족도에 대해 관심을 뒀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FWB 관계의 파트너에 대한 충실도와 그들의 파트너에 대한 신뢰 수준을 물었다.
그 결과 FWB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게 위해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 경계선의 명확한 설정, 기대 수준에 대한 의사소통, FWB 관계에 대한 애착을 인정하는 것 등의 조치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은 성 만족도가 중요하지만 유일하게 중요한 사항은 아니라고 응답했다. 또 FWB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희생했으며, 다른 상대를 찾는 데 보내는 시간도 거의 없다고 밝힌 커플이 가장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제시 오웬 덴버대 교수(상담심리학)는 “FWB 관계에 있는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느끼고, 파트너를 위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는 단순히 어쩌다 성관계를 나누는 행위와는 차별화하는 것으로, 남친·여친 관계의 섹스에 대한 반독점 성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오웬 교수는 “상대방은 정작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어느 한 쪽이 ‘한 몸’이라고 느낄 때는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발적인 성관계를 나누는 남녀 친구 사이에서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한 셈이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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