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면 왜 판단력이 흐려질까?"

들쥐 실험으로 규명한 사랑의 원리 두뇌 보상회로, 사랑에 빠지도록 관여

들쥐 실험 결과, 연인관계가 시작될 때 두뇌 보상회로가 활성화되면서 사랑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shutterstock.com)


“사랑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거야. 그래서 날개 달린 사랑의 천사 큐피드는 장님으로 그려져 있어.”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가 남긴 명언이다. 사랑에 눈이 먼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이 같은 애정과 관련된 두뇌 활동을 규명하는 데 들쥐의 사랑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들쥐는 일부일처제를 거의 완성한 포유류 동물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들쥐를 ‘사랑의 신경과학’ 연구에 활용해 왔다.

 

미국 에모리대학교 연구팀은 로맨스를 동반하는 두뇌 활동의 특정 패턴을 규명함으로써 왜 사랑이 우리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지 새롭게 조명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인 관계가 뿌리를 내릴 때 두뇌의 보상회로가 활성화된다. 이는 빠른 속도로, 우리가 사랑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은 시간을 쏟게 만든다. 이는 적어도 사랑의 신경 과학을 연구에 쓰는 동물모델인 대초원의 들쥐들의 경우 틀림없는 사실이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엘리자베스 아마데이 교수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연인의 모습을 볼 때 갖는 느낌에 대해선 알지만, 두뇌의 보상체계가 그런 느낌을 일으키기까지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잘 몰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두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보다 더 직접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북미 지역에 살고 있는 들쥐를 활용했다. 들쥐는 삶을 위해 짝을 짓고, 둥지를 만드는 의무를 함께 지고, 새끼를 키우는 데 똑같은 역할을 한다. 물론 인간과 마찬가지로 들쥐도 가끔 불륜을 저지른다.

 

연구팀은 전자감시장치를 이용해 들쥐 암컷의 애정과 관련된 두뇌 활동을 분석했다. 두뇌 활동은 잠재적인 파트너를 만났을 때, 처음으로 짝짓기를 할 때, 몸을 둥글게 움츠리는 동작(huddling)으로 평생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시작할 때 등 단계별로 기록돼 분석됐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로버트 류 교수는 “들쥐들이 몸을 둥글게 움츠리는 동작은 사람들이 껴안는 것과 같다”며 “들쥐들은 나란히 앉아 느긋하게 쉬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들쥐가 이처럼 사랑의 느낌을 가질 경우, 전극이 2개 두뇌 영역 활동에서 최고 수준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개 두뇌 영역이란 수행통제 기능과 관련 있는 ‘내측 전두엽 피질’과 두뇌 보상체계의 중앙 허브에 해당하는 ‘측위 신경핵’이다.

 

이 때문에 두 영역 사이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준을 보면 암컷이 수컷과 유대감을 형성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유대감은 애정을 나타내는 개별적인 성향”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들쥐들이 사회화되고 짝짓기를 함에 따라 두뇌 활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 관찰했다. 류 교수에 따르면 사회화·짝짓기는 인간의 포르노 시청과 비슷하다.

 

추적 결과, 들쥐들이 처음으로 짝짓기를 했을 때 신경회로의 활동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 활동의 강도에 따라 들쥐들이 몸을 둥글게 움츠리는 동작을 얼마나 빨리 취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다.

 

류 교수는 “신경회로가 행동을 바꾸는 데 관여하는 것 같다”며 “이는 사람의 경우, 어떤 개인에 대해 편견을 갖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로 들쥐의 뇌 표면에 직접 빛을 쐼으로써 신경회로의 스위치를 인위적으로 켤 수 있었다.

 

연구팀은 들쥐 암컷이 수컷 주변에서 시간을 보낼 때 신경회로를 자극했다. 하지만 수컷을 투명한 컵 아래에 놓아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는 못하게 했다.

 

연구팀이 이튿날 짝을 선택하게 하자, 암컷은 이 수컷을 다른 낯선 수컷들보다 훨씬 더 좋아했다. 암컷은 수컷과 유대감을 이미 형성한 것처럼 행동했다.

 

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회적 유대감이 약한 자폐증 등 질병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잡지 ‘네이처’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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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만 보는 19금 공연

    요즘 여자들만 있는 입장 가능한 19금 뮤지컬 공연이 있다고 해서 화제죠. 무대에선 멋진 몸매의 젊은 남성들이 상의 탈의한 채로 바디 퍼포먼스를 보인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길래 ‘성의 상품화다, 성차별이다’라며 남성들로부터 공연금지 요청이 쏟아지는 걸까요? 19세 이상 여성만 관람이 가능한 공연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직 여성들을 위한 쇼를 컨셉으로 진행되는 공연으로 여성 관람을 원칙으로 공연을 진행, 남성분들은 입장이 불가하죠. 지난 4월 28일까지 충무로 명보아트홀에서 공연했던 ‘와일드 와일드’, 성수동 서울숲 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더 맨 얼라이브 초이스’가 대표적인 여성 전용 19금 공연입니다. 이러한 공연의 장르는 뮤지컬로 ‘논버벌’, 대사가 일절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다 보니 흔히 우리가 뮤지컬에서 상상하는 배우가 노래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대신 잘생기고,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젊은 남자 배우들이 출연, 무대에서 화끈한 바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관객들이 음악과 조명 아래 무대에서 ‘몸으로 행위’를 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이죠. 일단 몸으로 연기하고, 몸이 주된 어필 요소이다 보니, 출연 배우들의 외모는 거의 아이돌이나 패션모델급, 체형은 날씬한 근육질의 피트니스 모델 수준입니다. 게다가 배우들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려면 몸에 딱 달라붙는 의상이나 상의 탈착은 당연히 필수! 몸의 노출로 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주된 콘텐츠다 보니, 다소 선정적일 수 있는 화끈한 성적 어필 요소는 무대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환상적인 일탈을 꿈꾸는 여성들을 위한 ‘애프터 파티’를 컨셉으로 하는 ‘와일드 와일드’ 공연의 경우 배우들이 흰 티에 청바지 입고 춤추다가 입었던 티셔츠를 벗고 찢어서 관객들에게 던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수건으로 하체 중요 부분만 가린 샤워씬, 상의 탈의한 채로 봉에서 춤을 추는 씬에선 남성 몸의 노출이 너무 적나라하죠. 또한 19금 공연은 퍼포먼스의 일부로 배우들과 관객들의 터치와 스킨십을 허용하는데요. 여성 관객이 남자배우의 벗은 몸을 손으로 만지게 한다든지, 여성 관객을 남자배우 무릎 위에 앉히고 그네를 타게 하는 등, 아주 화끈한 관객 서비스로 유명합니다. 관람객 매너로 배우들에게 지나친 터치는 자제 부탁드린다는 사전 공지가 있을 정도니, 말 다 했죠. 이러다 보니 일부 남성들이 19금 여성 전용 쇼뮤지컬 공연은 허가하면서 성 페스티벌은 불허하는 이유는 모르겠다며, 이것이 바로 성적으로 역차별, 성문화의 상품화 아닌가 하는 맹공을 퍼붓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해외에서도 강렬한 음악에 맞춰, 대사 없이 몸의 움직임만으로 예술을 행하는 바디 퍼포먼스 공연은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계 주된 관객층이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여성 관객에게 어필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중 남성 배우의 벗은 몸을 춤과 음악에 맞춰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바디 퍼포먼스 뮤지컬이 등장하게 되었죠. 의외로 19금 여성 전용 공연을 본 여성 관객들의 평은 호평 일색입니다. 티켓예매 창에 올라온 공연 후기를 봐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공연’, ‘여자라면 꼭 한번은 봐야 하는 공연’,‘육아 중인 친구의 스트레스 해소용 공연으로 완벽’, ‘직장 스트레스 없애는 데 직빵’ 등 관객 대부분이 공연 내용에 만족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공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여성 전용 19금 공연은 여성 관객들에게 성적 판타지를 제공함으로써 생일이나 브라이덜 샤워, 사교 모임에 잊지 못할 추억을 제공해 준다고 합니다. 이러한 공연이 인기를 끌다 보니 19금 여성 전용 공연장도 생기고, 공연 전에 포토 카드, 남성 배우가 착용했던 속옷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단 하룻밤의 공연을 통해서 여성들에게 환상적인 일탈을 가능하게 한다고 할까요? 그러고 보면 남성들 입장에서, 남자들을 위한 성문화의 하나인, 성 페스티벌을 불허하는 것은 억울한 심정이 드는 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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