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뺏어 혼자 덮고 자는 파트너, 왜 그럴까?
한 이불을 덮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잠을 잘 때, 이불을 돌돌 말아 혼자만 덮고 자는 사람을 영어 표현으로는 ‘커버 스틸러’(cover stealer)라고 한다. 이런 고약한 잠버릇을 가진 사람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옆 사람에게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이처럼 잠 잘 때 이불을 돌돌 말아 혼자만 덮고 자는 이른바 ‘누에고치형 잠버릇’은 왜 생기는 것일까.
미국 온라인 매체 엘리트데일리는 침구업체 ‘베스트 매트리스 브랜드’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연구에서 ‘누에고치형 잠버릇’의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장기에 인형 · 테디베어를 안거나 특수 담요를 덮고 잔 사람들은 어른이 돼도 이불을 돌돌 말아 혼자만 덮는 등 온갖 잠버릇을 다 가질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에고치형 잠버릇을 가진 성인들 가운데 35%는 성장기에 인형을 안고 잤으며, 31%는 테디베어를 안고 잤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연구에서 누에고치형 잠버릇의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엘리트데일리의 여성 에디터 캔디스 자릴리는 칼럼에서 “어린 시절 난 테디베어와 함께 잠잤고, 그러지 않을 땐 부모님과 함께 잠잤다”고 말했다.
그녀는 “중요한 것은 잠을 자는 동안 항상 무엇인가를 붙잡고 있었다는 점이며, 어른이 된 지금은 이불을 붙잡고 잠을 잔다”고 밝혔다. 예전의 동물 인형이나 부모님처럼 이불을 가슴에 품고 자게 됐다는 것이다.
그녀는 “잠들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일단 잠에 빠지면 이리저리 뒤척이고, 마침내 함께 자는 사람에게서 멀어지면서 이불을 빼앗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잠버릇은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인형·테디베어 등을 안고 자는 사람의 절반 이상에게서 나타나는 매우 흔한 문제다.
인형·테디베어와 함께 잠자리에 들거나 특수 담요를 덮고 자는 어릴 때의 버릇은 대개 나이가 들면서 버린다. 함께 잠자는 파트너를 불쾌하게 하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특수 담요를 덮고 자는 사람은 2%, 인형을 안고 자는 사람은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응답자의 30%는 인형과 함께 잠을 잔 파트너에게 그런 행위를 중단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내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은 화가 나게 하는 파트너의 행위로 특수담요를 덮는 것(9.3%), 사람 인형을 안고 자는 것(17.4%), 동물 인형을 안고 자는 것(9.8%), 테디베어를 안고 자는 것(10.3%), 애완동물을 안고 자는 것(5.6%) 등을 꼽았다.
그러나 파트너가 이런 행위를 할 경우 헤어지겠다고 한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 이별한 사람들의 비율은 썩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캔디스 자릴리 에디터는 “어쨌든 성인이 된 남녀는 사람 인형이나 테디베어· 동물 인형과 같은 옛 ‘취침 친구’들을 놓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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