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포르노의 발달, 부부관계 해칠 것"(연구)
가상현실(VR) 포르노가 ‘완벽한' 성경험을 제공해 연인 또는 부부 관계를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VR 포르노는 현실과 똑같은 스릴과 환상을 생생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이에 따라 완벽한 성적 경험으로 실생활의 연인 또는 부부 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매들린 발암 박사는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는 규칙도 없고 경계도 없는 VR 세계에서 기존 포르노보다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VR 이용자들은 실제 성관계에서 파트너와는 할 수 없는 행위를 과감하게 실천에 옮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암 박사는 “완벽을 위한 욕구, 그리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실제의 사람들을 3D 모델로 만드는 가능성을 이번 연구는 중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VR 포르노를 통해 꿈의 시나리오를 경험하고, 현실세계에서는 결코 참여할 수 없는 이상적인 환상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어떤 VR 사용자는 실제 여자 친구를 모델로 VR 버전을 만들어 현실에서 그녀가 거부하는 성행위를 감행할 수도 있다. 또 헤어진 옛 파트너를 본뜬 캐릭터로 ‘복수 포르노’를 만들 수도 있다.
발암 박사는 “타인의 입장에서는 매우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이미지로 경계를 넓힐 수 있으며, 이런 콘텐츠에 노출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독성이 커지고 극단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온라인 글쓰기 포럼, 소셜 미디어 사이트 및 웹사이트 ‘레딧 닷컴’(reddit.com)의 비슷한 커뮤니티에서 남녀 45명을 모집해 실험에 참여토록 했다.
대부분 이성애자(30명)와 백인(36명)이었다. 참가자 중 VR을 자주 이용하거나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3명, VR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람은 14명이었다. 또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람은 26명이었다.
연구팀은 참자가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새 VR 헤드셋을 사용하기 시작한 잭은 헤드셋을 조심스럽게 머리에 착용했다. 그는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잘 모른다. 그는 곧 VR 포르노를 경험하게 되는데...”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10분 동안에 걸쳐 이 스토리를 완성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었다.
첫 번째 그룹은 '완벽한' 시나리오를 그렸다. 스토리의 일부는 호화롭고 환상적이었고, 일부는 현실에 매우 가까웠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완벽한 성적 경험이었으며, 모든 참가자들은 이를 ‘실제보다 더 좋은 것’으로 표현했다.
두 번째 그룹은 '위태로운' 경험을 그렸다. 이들 스토리는 실제 삶에서는 폭력적인 이미지로서 용납하기 힘든 행위, 즉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모욕적인 성행위나 여성에 대한 강요 행위였다.
연구팀은 “초기에 기술 측면의 성정체성’ (technosexuality) 문제를 제대로 다루면, 제조업체는 VR기술을 더 안전하고 더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내용은 최근 덴버에서 열린 미국컴퓨터협회(ACM) 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회(CHI)에서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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