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성관계 맺는 청소년, 성희롱 엮일 위험 높다
우연히 만난 사람과 맺는 가벼운 성관계(casual sex)는 성희롱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의 ‘청소년 성희롱의 심리적 메커니즘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성애 남녀 청소년 1,326명(평균 연령 약 18세)을 대상으로 비신체적인 성희롱 실태를 조사해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대를 가리지 않은 가벼운 성관계에 개방적인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훨씬 더 자주 피해자 또는 가해자로 성희롱에 말려들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와 반대로, 다른 사람을 성희롱하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더 자주 가벼운 성관계를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가벼운 성관계를 맺는 경향이 훨씬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성 간 성희롱은 보통 단기간의 성관계와 관련이 있으며, 동성 간 성희롱은 사회적 포지셔닝(사회적 위치 정립) 과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성희롱 가해 소녀는 피해 소녀가 매춘부나 동성애자처럼 헤프다고 욕할 수도 있다”며 “이는 자신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소속집단에서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식적이든 아니든 성희롱의 목적은 자신의 성관계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녀 청소년들의 60%가 지난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으며, 여자 청소년의 30%와 남자 청소년의 45%가 다른 사람을 1회 이상 성희롱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청소년 간의 성희롱, 남자 청소년의 여자 청소년 성희롱, 여자 청소년 간의 성희롱 등 세 가지가 주로 일어난다.
연구팀은 “성희롱을 당하는 게 피해자의 책임인 것 같은 인상을 줄 수도 있으나, 피해자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희롱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교사 등 관련 전문가들이 역할극 등 성희롱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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